부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난간 옆에 TACO와 두 대의 브롬톤 자전거가 함께 서 있고, 푸른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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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 부산여행 2편: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바다 위를 걷는 아찔한 산책

안녕하세요, 두 바퀴로 도시의 풍경과 감성을 기록하는 TACO입니다.

지난 1편(보러가기)에서, 저희 부부는 기차를 타고 동대구역을 출발해 드디어 청사포의 푸른 바다와 마주했죠. 슬슬 허기짐을 느꼈지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또 하나의 절경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발밑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그 곳.

그래서 점심 식사 전, 잠시 다녀오기로 한 곳. 바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입니다. 저희의 브롬톤 부산여행, 그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곳에서 펼쳐집니다.

🌊 해변열차와 나란히, 전망대로 향하는 길

청사포 정거장에서 다릿돌 전망대까지는 약 540m. 해안선을 따라 잘 정비된 보행도로가 우리를 안내합니다. 아쉽게도 이 길 위에서는 안전을 위해 자전거를 탈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좋았습니다. 브롬톤을 이끌며 걷는 ‘끌바’의 시간은, 주변 풍경을 더 깊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니까요.

부산 청사포 해변열차 선로 옆 나무 데크길을 따라, 와이프가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고 있는 풍경
느리게 걷는 길 위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 바로 옆을 스치는 해변열차마저 낭만적인 배경이 되어줍니다.

길 옆으로는 아기자기한 해변열차가 느릿느릿 지나갑니다. 미포에서 송정까지, 해안 절경을 따라 달리는 이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는 청사포의 낭만을 더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죠. 알록달록한 열차와 나란히 걷다 보니, 어느새 저 멀리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다릿돌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 푸른 용의 등 위에서, 하늘과 바다 사이를 거닐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는 마을의 수호신인 푸른 용을 형상화했다고 하죠. 그 유려한 곡선과 푸른빛은 정말이지 바다와 하늘 사이에 유영하는 용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햇살은 따갑지만 선선한 가을바람이 온몸을 휘감으니, 행복 호르몬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기분입니다.

소중한 브롬톤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운영사무실 직원분의 친절함 덕분에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가 정말 예쁘네요. 마음 편히 천천히 보고 오세요”라는 따뜻한 한마디에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죠.

부산 다릿돌 전망대 입구, 운영사무실 옆에 잠시 맡겨둔 브롬톤 CHPT3와 M4L 자전거 옆에 서서 웃고 있는 와이프의 모습
친절한 직원분께서 “자전거가 예쁘다”고 칭찬해주셔서 더 기분이 좋았죠. 덕분에 안심하고 전망대로 향합니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선 바닥 유리를 보호하기 위한 덧신을 신어야 합니다. 덧신을 신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밑으로 펼쳐지는 아찔한 투명함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습니다. 혹시나 깨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해방감이 교차하는 순간, 이것이 바로 전망대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요. 철망으로 된 구간을 지날 땐 휴대폰이라도 빠트릴까 조심스러워지지만, 그 스릴마저 즐겁게 느껴집니다.

덧신을 신은 발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의 투명한 유리 바닥을 밟고 있는 1인칭 시점의 사진. 발 아래로 푸른 바다가 보인다.
알면서도 심장이 쿵. 이 아찔한 스릴 때문에 이곳을 다시 찾게 되는 거겠죠?

🔭 렌즈에 담아본 풍경, 그리고 쉼표의 시간

전망대 끝에 서니, 저 멀리 송정 해수욕장의 백사장과 그곳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고개를 돌리니 조금 전까지 우리가 머물렀던 청사포항의 아기자기한 모습도 한눈에 들어오죠.

와이프와 저는 부지런히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각자의 시선으로 기록해 봅니다. 이 순간이야말로, 부부가 함께하는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일 겁니다.

이곳의 이름이 된 ‘다릿돌’의 유래를 떠올리며 바다를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해녀들이 물질을 한다는 그 바위섬들. 아쉽게도 해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바다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부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넓고 푸른 바다와 해안가의 바위들. 멀리 희미하게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풍경. 다릿돌의 전설처럼, 깊고 푸른 바다가 모든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합니다.

🧭 마무리하며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함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던 고요함.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가 선사한 시간은 짧지만 강렬한 선물이었습니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곳들이 있어 완공된 후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더군요.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부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의 전경. 많은 관광객들이 전망대 위에서 풍경을 즐기고 있다.
하늘과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는 푸른 산책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함과 가슴 뻥 뚫리는 시원함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짧은 망중한을 끝내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니, 꼬르륵 소리를 내는 배가 점심시간을 재촉하네요. 데크길을 따라 청사포항으로 돌아오는 길, 마주 오는 해변열차를 향해 신나게 손을 흔들어 봅니다.

과연 청사포의 바다는 저희에게 어떤 ‘맛’을 선물했을까요? 저의 브롬톤 부산여행, 그 세 번째 이야기인 ‘청사포 맛집 탐방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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