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를 나란히 달리는 BMW 7시리즈, 벤츠 G클래스, 아우디 R8, 포르쉐 타이칸. 2024년 고급차 판매 순위를 두고 벌이는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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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고급차 판매 순위 분석 | BMW의 질주, 벤츠의 고민, 그리고 대륙별 승부처

안녕하세요, M340i를 사랑하는 자동차 애호가 TACO입니다. 2024년 한 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은 또 한 번 격변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치열했던 레이스의 성적표를 들고 왔습니다.

팬데믹 이후 정상화되는 듯하던 공급망, 여전히 높았던 금리, 그리고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전동화 전략까지.
특히 ‘2024년 고급차 판매 순위’는 단순한 숫자 너머, 각 브랜드의 철학과 선택이 어떻게 현실에 반영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브랜드별 판매량, 대륙별 승부처, 전기차 흐름까지, 그 이유를 함께 파헤쳐 한눈에 정리해드릴게요.

1. 격동의 2024년, 고급차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 3가지

1.1. 전동화의 명암

전기차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2024년에는 무조건적인 돌진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일부 국가의 보조금 축소로 실구매가가 올랐고,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는 여전히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높은 금리까지 더해지자, 소비자들은 순수 전기차(BEV)의 높은 구매 진입 장벽 앞에서 망설이기 시작했죠.

그 결과,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모두 가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시 떠오르며 균형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1.2. 중국의 절대적 영향력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중국 베이징 모터쇼의 한 브랜드 부스. 2024년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의 판도를 결정하는 중국 시장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의 가장 치열한 전쟁터, 베이징 모터쇼 현장입니다. 이곳의 반응이 곧 글로벌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국은 2024년 고급차 시장의 가장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이제 ‘옵션’이 아니라 ‘기준’입니다. 전 세계 고급차의 약 35% 이상이 중국에서 팔리기 때문이죠. 중국 소비자의 니즈는 곧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었습니다.

뒷좌석 공간을 중시하는 문화를 반영한 롱 휠베이스(LWB) 모델, 화려한 그래픽의 대형 스크린, 그리고 즉각적인 반응성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제 중국 시장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BYD, 니오(NIO) 같은 현지 브랜드들이 막강한 가성비와 IT 기술로 무섭게 추격해오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완벽한 현지화’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1.3. 견고한 ‘팬덤’의 힘

고금리 시대에는 이성적인 소비, 즉 ‘가성비’가 중요해집니다. 하지만 고급차 시장은 예외였습니다.

이유는 고급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열망을 표현하는 감성적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포르쉐의 911, BMW의 M처럼 수십 년간 쌓아 올린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철학을 지지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 즉 ‘팬덤’은 불경기에도 쉽게 지갑을 닫지 않습니다. 이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자산인 셈이죠.

2. 2024년 고급차 판매 순위 TOP 5 | BMW, ‘왜’ 2년 연속 1위였나?

브랜드2024 판매량증감률분석
① BMW 그룹2,555,000대+6.5%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완벽한 공존
메르세데스-벤츠1,983,400대-2.1%수익성 중심 전략의 이면
③ 아우디1,671,218대+1.5%전동화 전환 성공, 그러나 과제도
볼보763,389대+11.9%명확한 전동화 비전의 승리
⑤ 포르쉐310,718대-3.5%신차 대기 수요로 인한 숨 고르기

BMW는 2024년에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고급차 브랜드 타이틀을 유지했습니다. 성공의 핵심은 ‘Power of Choice(선택의 자유)’ 전략이었습니다.

즉, 소비자에게 강력한 내연기관,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혁신적인 순수 전기차 모델을 모두 제공해 어떤 니즈에도 대응할 수 있었죠.

특히 BEV 부문에서는 74%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i4, iX 등 초기 전기차 모델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덕분입니다. 동시에 신형 5시리즈와 X1 같은 주력 내연기관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실적을 쌍끌이했습니다.

반면 벤츠는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탑-엔드 럭셔리(최고급)’ 모델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 판매량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이바흐나 S클래스는 여전히 건재했지만, 핵심 볼륨 모델인 C, E클래스가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고전했고, 일부 EQ 전기차 모델이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포르쉐는 일시적 하락을 겪었습니다. 이는 브랜드의 핵심 수익원인 카이엔과 파나메라의 완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의 판매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신차 효과 대기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판매 대수 자체가 적은 브랜드 특성상, 주력 모델의 세대교체는 전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3. 브랜드별 지역 판매 분석 | ‘왜’ 그곳에서 강하고 약했나?

종합 순위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은 바로 각 브랜드가 어떤 대륙에서 힘을 쓰고, 어떤 대륙에서 고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지역별 판매 비중입니다.
이는 각 브랜드의 전략과 대륙별 시장 특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3.1. BMW: 균형 잡힌 포토폴리오

  • 총 판매량: 약 2,555,000대 (BMW 그룹 기준)
  • 지역별 비중: 아시아 (37.6%) > 유럽 (37.1%) > 북미 (18.8%)
  • Why? BMW는 특정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습니다. 중국 시장의 요구(롱 휠베이스, 첨단 기술)에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유럽의 운전 재미와 북미의 SUV 선호도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푸른 하늘 아래 도로를 주행하는 BMW iX 전기 SUV. 2024년 고급차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BMW의 대표적인 전동화 모델.
2024년, 다시 한번 고급차 시장의 왕좌에 오른 BMW. 그들의 성공적인 전동화 전략을 이끄는 대표적인 전기 SUV, BMW iX의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BMW Group PressClub)

3.2. 메르세데스-벤츠: 중국 중심 전략의 명과 암

  • 총 판매량: 약 1,983,400대
  • 지역별 비중: 아시아 (45.0%) > 유럽 (32.4%) > 북미 (18.4%)
  • Why? 중국 시장이 판매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은 S클래스와 마이바흐에 대한 중국인들의 절대적인 선호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중국 경기가 흔들리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브랜드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투톤 컬러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럭셔리 SUV 정면 사진. 2024년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 시장 중심 전략을 이끄는 최고급 모델.
벤츠의 중국 중심 전략에서 ‘빛(明)’을 담당하고 있는 최고급 라인업, 마이바흐 GLS입니다. 이와 같은 탑-엔드 모델의 중국 내 인기가 벤츠의 높은 수익성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3.3. 아우디: 안방(유럽)과 아시아를 양대 축으로

  • 총 판매량: 약 1,671,218대
  • 지역별 비중: 유럽 (39.8%) > 아시아 (38.9%) > 북미 (14.4%)
  • Why? Q4 e-트론의 성공으로 유럽 내 전기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약한 이유는 BMW의 X시리즈나 벤츠의 GLE 라인업에 비해 SUV 포트폴리오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차세대 전기 SUV인 Q6 e-트론의 성공이 북미 시장 반등의 열쇠입니다.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아우디 Q4 e-트론 전기 SUV의 후면 모습. 2024년 아우디의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을 이끈 핵심 모델.
아우디의 전기차 판매량을 51%나 성장시킨 일등 공신, Q4 e-트론입니다. 이 모델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아우디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아우디 코리아)

3.4. 볼보: 유럽에서 전기차 성공 신화

  • 총 판매량: 약 763,389대
  • 지역별 비중: 유럽 (48.4%) > 아시아 (20.5%) > 북미 (16.4%)
  • Why? ‘안전’과 ‘친환경’이라는 볼보의 브랜드 가치가 유럽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2030년 완전 전동화를 선언한 명확한 비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EX30 같은 경쟁력 있는 신차가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결과입니다.
모던한 콘크리트 벽 앞에 서 있는 볼보 EX30 전기차 SUV의 옆모습. 2024년 볼보의 기록적인 판매량 성장을 이끈 핵심 신차 모델.
2024년 11.9%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달성한 볼보. 그 중심에는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소형 전기 SUV, EX30이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볼보 코리아)

3.5. 포르쉐: 글로벌 팬덤, 그러나 중국 부진

  • 총 판매량: 약 310,718대
  • 지역별 비중: 유럽 (36.0%) > 북미 (27.8%) > 아시아 (18.3%)
  • Why? 911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아이콘 덕분에 특정 지역의 유행을 타지 않고 전 세계에서 고른 지지를 받습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고성능 스포츠카보다 넓고 편안한 SUV를 선호하는 중국 시장 특성상 주력 SUV인 카이엔의 판매 감소가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타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바닷가에 주차된 두 대의 붉은색 신형 포르쉐 카이엔 SUV. 2024년 포르쉐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모델 변경의 주인공인 차량.
2024년 포르쉐의 판매량이 소폭 감소한 것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 신형 카이엔의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 때문이었습니다. 브랜드의 핵심 수익원인 만큼, 2025년에는 이 신차의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며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 출처: 포르쉐 코리아)

4. 2025년, 다시 시작된 레이스

2024년의 성적표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 BMW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뉴 클래스(Neue Klasse)’**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전기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차량의 설계부터 생산 방식까지 모든 것을 바꾸는 거대한 혁명입니다.
  • 벤츠는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 관리형 전동화 전략으로 전환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 아우디와 포르쉐는 공동 개발한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플랫폼을 통해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춘 마칸 EV, Q6 e-트론 등을 쏟아내며 본격적인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의 하드웨어 성능만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OTA(무선 업데이트), 커넥티드 카 경험이 중심이 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2025년은 이 경쟁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거예요.

📌 마무리하며:

2024년의 고급차 시장은 ‘기술’, ‘전략’, 그리고 ‘감성’의 승부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각 브랜드의 선택에 대한 명확한 ‘이유’들이 존재했습니다.

이제 다음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2025년에는 어떤 브랜드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 여러분도 저와 함께 그 흐름을 지켜보시죠.

감사합니다. — TACO 드림 🚗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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