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 전기 SUV 충전 중 측면 이미지, 베이지 컬러 차체와 충전 케이블이 연결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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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볼보 전기차 라인업 총정리 | EX30·EX40·C40·EX90 주행거리 비교

요즘 전기차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묘한 대비가 느껴집니다. 어떤 브랜드는 숫자를 앞세우고, 어떤 브랜드는 플랫폼을 이야기하고, 어떤 브랜드는 여전히 “가속이 얼마나 빠른가”를 묻죠.

그런데 볼보는 다릅니다. 볼보는 전기차 이야기를 하면서도 좀처럼 흥분하지 않습니다.

“제로백 몇 초입니다” 대신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먼저 말하고, “충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보다 “배터리가 손상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고민합니다.

2025년 현재, 볼보의 전기차 라인업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모델 수는 많지 않고, 스펙 경쟁에서도 선두는 아니에요. 하지만 각 모델의 성격은 분명합니다.

EX30은 볼보가 처음으로 젊은 시장을 정면으로 노린 전기차입니다. EX40은 구 XC40 Recharge로, 가장 볼보다운 전기 SUV죠. C40 Recharge는 기능보다 디자인을 택한 선택지이고, EX90은 볼보가 생각하는 미래의 기준입니다.

이 글에서는 볼보 전기차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볼보는 왜 이런 전기차를 만들었는가”라는 관점에서 정리하겠습니다.

🔋 볼보 전기차 전략의 중심 – 속도가 아니라 ‘태도’

볼보 XC90 IIHS 충돌 테스트 장면, 에어백 전개 및 차체 변형 상태를 보여주는 안전성 테스트 이미지
볼보는 말하기 전에 증명합니다. IIHS 충돌 테스트에서 검증된 안전 철학입니다.

볼보는 전동화 로드맵을 비교적 일찍, 그리고 명확하게 제시한 브랜드입니다. 다만 최근 전략은 조금 현실적으로 조정되었습니다.

당초 2030년 순수 전기차 100% 전환 목표를 발표했던 볼보는, 현재 전동화 비중 90~100%로 수정했습니다. 순수 전기차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일부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허용하는 방식이죠.

중요한 건 목표 수치가 아닙니다. 볼보는 전기차에서도 여전히 안전 중심 브랜드로 남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볼보 전기차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출력 수치는 과하지 않고, 극단적인 가속을 마케팅 포인트로 쓰지 않습니다. 대신 충돌 구조, 배터리 보호, 센서 중복 설계에 집착합니다.

이건 분명 호불호가 갈립니다.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이래서 볼보다”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합니다.

🚗 1. EX30 – 볼보가 만든 가장 현실적인 전기차

볼보 EX30 전기 SUV가 유럽 시골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 흰색 차체와 자연 배경
볼보가 처음으로 젊은 세대를 향해 내민 손. 컴팩트하지만 타협하지 않은 차가 바로 EX30입니다.

EX30은 볼보 전기차 중 가장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모델입니다. 이 차는 단순한 소형 SUV가 아니라, 볼보의 방향 전환 선언에 가깝습니다.

볼보 역사상 가장 작은 SUV이자,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공격적인 가격 전략도 눈에 띕니다.

싱글 모터 롱레인지 기준으로 배터리는 69kWh 총용량이며, 최고 출력은 272마력입니다. WLTP 주행거리는 약 480km이지만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약 351km로, 두 기준 간 차이가 꽤 큽니다. DC 급속 충전은 최대 153kW를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약 28분이면 충전됩니다. 가격대는 5천만 원 초반대부터 시작합니다.

항목 사양
배터리 69kWh (총용량)
최고 출력 272hp
WLTP 주행거리 약 480km
국내 인증 주행거리 약 351km
DC 충전 최대 153kW
10→80% 충전 약 28분
가격대 5천만 원 초반대부터
볼보 EX30 실내 인테리어, 계기판 없이 중앙 디스플레이만 있는 미니멀한 대시보드 디자인
계기판이 사라진 자리. EX30은 과감한 미니멀리즘을 택했습니다.

EX30의 실내를 보면 호불호가 분명해집니다. 계기판은 사라졌고, 대부분의 정보는 센터 디스플레이 하나로 처리됩니다. 미니멀합니다. 아주 과감할 정도로요.

하지만 소재 선택은 여전히 볼보답습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싸 보이지 않고, 차급 대비 실내 정숙성도 꽤 준수합니다.

그리고 이 작은 차에 볼보는 안전 기술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문 열림 경고, 보행자·자전거 접근 감지, 도어 개방 시 충돌 방지 시스템까지 기본 적용입니다.

첫 전기차를 고민 중이거나, 테슬라보다 브랜드 감성과 실내 분위기를 중시하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도심 위주 주행으로 컴팩트한 전기 SUV를 찾는다면 EX30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 2. EX40 – 가장 ‘볼보다운’ 전기 SUV

볼보 EX40 전기 SUV 측면 정면 이미지, 블루 그레이 컬러와 자연 배경
가장 볼보다운 전기차. 익숙하지만 새롭고, 안정적이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2024년 이후 볼보는 전기차 네이밍을 정리했습니다. XC40 Recharge 전기 모델은 이제 EX40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 차의 장점은 딱 하나로 정리됩니다. “익숙하다”는 점입니다.

2025년 국내 기준 싱글 모터 사양으로 배터리는 77.8kWh이며, 최고 출력은 238~252마력입니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최대 434km로 EX30보다 오히려 긴 편입니다. DC 급속 충전은 최대 150kW를 지원하며, 가격대는 6천만 원대입니다.

항목 사양
배터리 77.8kWh
최고 출력 238~252hp
국내 인증 주행거리 최대 434km
DC 충전 최대 150kW
가격대 6천만 원대

EX40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닙니다. 내연기관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배터리 배치 효율이 EX30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충전 속도나 공간 효율 측면에서 최신 전기차 전용 플랫폼 대비 불리한 건 사실이에요.

참고로 듀얼 모터 고성능 사양 408마력도 존재하지만, 2025년 국내 판매 중심은 싱글 모터 후륜 구성입니다.

하지만 이 차를 타보면, “전기차라서 어색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초반 토크는 부드럽게 전달되고,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과하지 않게 세팅되었습니다. 스티어링은 무겁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BMW iX1이 운전 재미를 강조한다면, EX40은 일상에서의 안정감을 우선합니다.

🌀 3. C40 Recharge – 디자인을 택한 전기 쿠페 SUV

볼보 C40 Recharge 전기 쿠페 SUV 후면 측면 이미지, 기울어진 루프라인과 토르의 망치 테일램프가 강조된 디자인
C40의 진가는 측면이 아니라 후면에서 드러납니다. 기울어진 루프 라인이 만드는 실루엣, 이게 바로 C40입니다.

C40 Recharge는 구조적으로 EX40과 거의 같습니다. 차이는 오직 하나, 디자인입니다.

참고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C40가 EC40로 네이밍 변경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C40 Recharge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주요 특징은 쿠페형 루프라인, 프레임리스 도어 미러 등 실용성보다 감성을 택한 디자인 요소들입니다.

듀얼 모터 기준으로 배터리는 약 78kWh이며, 최고 출력은 408마력입니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최대 356km로, EX40의 434km보다 짧습니다. DC 급속 충전은 최대 150kW를 지원하며, 가격대는 6천만 원대 중후반입니다.

항목 사양
배터리 약 78kWh
최고 출력 408hp
국내 인증 주행거리 최대 356km
DC 충전 최대 150kW
가격대 6천만 원대 중후반

주행 성향, 파워트레인, 배터리 구성은 EX40과 동일합니다. 다만 루프라인이 낮아지면서 헤드룸과 트렁크 용량은 소폭 줄어들었어요. 후석 헤드룸은 성인 기준 약간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고, 트렁크 용량도 EX40 대비 약 10% 정도 작습니다.

그래서 선택 기준은 단순합니다. 공간과 실용성을 우선한다면 EX40, 디자인과 개성을 우선한다면 C40입니다.

실제로 C40을 고르는 분들은 “볼보인데 좀 다른 걸 타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SUV의 실용성을 일부 포기하고서라도, 스타일을 우선하는 거죠.

C40의 쿠페 라인은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잘 드러납니다. 루프가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기울어지면서, EX40과는 확연히 다른 실루엣을 만들어냅니다. 볼보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면서도, 감성적인 요소를 더한 거죠.

볼보 전기차 중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모델이지만, 그만큼 명확한 캐릭터를 가진 차이기도 합니다.

🛡️ 4. EX90 – 볼보가 제시하는 미래의 기준

볼보 EX90 전기 SUV 정면 이미지, 충전 중인 모습과 루프 상단 라이다 센서가 보이는 플래그십 전기 SUV
루프에 탑재된 라이다 센서와 250kW 초급속 충전. EX90은 볼보가 제시하는 전기차의 미래입니다.

EX90은 XC90의 전기차 버전이 아닙니다. 이 차는 볼보가 앞으로 만들 모든 차의 기준점입니다.

SPA2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되었고, 라이다 센서가 기본 탑재됩니다. 차세대 ADAS 시스템을 갖췄으며, 볼보 역사상 가장 안전한 차량을 지향합니다.

배터리는 111kWh이며, 퍼포먼스 기준 최대 출력은 517마력입니다. WLTP 주행거리는 최대 약 600km이고, DC 급속 충전은 최대 250kW를 지원합니다. 가격대는 1억 중반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국내 미출시 상태입니다.

항목 사양
배터리 111kWh
출력 최대 517hp (퍼포먼스 기준)
WLTP 주행거리 최대 약 600km
DC 충전 최대 250kW
가격대 1억 중반 예상 (국내 미출시)

EX90의 진짜 포인트는 라이다 센서입니다. 카메라와 레이더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핵심 인식 장비입니다.

볼보는 EX90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이 차는 사고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

가속력이나 최고속도보다, 사고 가능성 자체를 줄이는 것. 그것이 EX90의 목적입니다.

대형 전기 SUV를 패밀리카로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차는 분명 눈여겨볼 가치가 있습니다. 국내 출시 시기와 확정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스펙과 포지셔닝을 고려하면 1억 중반대가 예상됩니다.

📊 2025 볼보 전기차 라인업 한눈에 정리

모델 세그먼트 국내 인증 주행거리 WLTP 기준 성격
EX30 소형 SUV 351km ~480km 젊은 감성·가성비
EX40 준중형 SUV 434km ~480km 안정적 일상형
C40 Recharge 쿠페 SUV 356km ~450km 디자인 중심
EX90 대형 SUV 미출시 ~600km 안전 기술의 정점
볼보 전기차 라인업 크기 비교 이미지, 위에서부터 EX30, EX40, EX90의 측면 프로필
EX30의 민첩함, EX40의 균형감, EX90의 위엄. 용도에 맞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 그래서, 볼보 전기차는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

볼보 전기차는 숫자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가족을 태워도 안심할 수 있는가. 사고가 나도 살아남을 확률은 높은가. 5년, 10년 뒤에도 불안하지 않은가.

그래서 볼보 전기차는 급하지 않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유행보다 기준을 중시하고, 성능보다 완성도를 보는 분들에게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모델은 EX30입니다. 볼보가 이렇게까지 가격과 타깃을 낮춘 건 처음이거든요. 이 차가 젊은 소비자를 얼마나 끌어들일지, 그리고 그들이 “안전”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꽤 궁금합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 현대 전기차

다음 글에서는 시선을 북유럽에서 국내로 옮겨볼까 합니다. 바로 현대 전기차입니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그리고 EV9. 현대는 전기차를 기술·플랫폼·충전 인프라 관점에서 가장 집요하게 파고든 브랜드죠. 볼보가 ‘안전’을 기준으로 전동화를 설계했다면, 현대는 ‘대중화’를 기준으로 전기차 판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왜 아이오닉 5는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었는가. E-GMP 플랫폼은 무엇이 달랐는가. EV9은 왜 전기 SUV의 기준이 되었는가.

전기차 시장을 이해하려면, 이 브랜드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다음 글에서, 현대 전기차의 전략과 현재 위치, 차분하게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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