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Zf에 라이카 M 렌즈를 어댑터로 장착한 모습, 클래식 미러리스와 레인지파인더 렌즈 이종교배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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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콘 Zf에 라이카 M 렌즈를 물려본다면? 이종교배 가이드 (라이카 M 유저의 시선)

지난 포스팅에서 라이카 M 시스템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유저로서 제가 왜 니콘 Zf에 끌리는지, 그리고 기변과 추가 영입 사이에서 어떤 저울질을 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풀어보았습니다. M 시스템이 주는 감성은 대체 불가능하지만, AF(자동 초점)와 영상 기능의 부재가 아쉽다는 제 고민에 공감하신 분들이 많으셨을 겁니다.

저 역시 라이카 M으로 사진을 찍는 즐거움, 레인지파인더를 조작하는 기계적인 손맛에서 오는 만족감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나 제대로 된 영상 기록이 필요할 때마다 편리한 미러리스 바디에 대한 갈증은 커져갑니다.

니콘 Zf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전면 이미지, 클래식 디자인과 최신 Z 마운트 시스템
라이카 M 시스템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게 만든 바디가 바로 니콘 Zf였습니다.

이 갈증을 해소해 줄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저는 니콘 Zf를 꼽았습니다. Zf는 클래식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결합했을 뿐만 아니라, 라이카 M 렌즈와의 이종교배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M 렌즈를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렌즈들의 독특한 개성과 광학적 특성을 Zf의 최신 풀프레임 센서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효율적인 선택이 될 테니까요.

물론 저는 아직 Zf를 직접 구입하거나 렌즈를 물려본 경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나름 오랫동안 M 시스템을 운용해 온 오너로서 이종교배 조합의 기술적 가능성과 현실적인 장벽을 깊이 있게 분석해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번 글은 Zf를 염두에 두고 있는 모든 라이카 M 유저들을 위한 정보 제공 및 심층 분석 리포트입니다. 과연 Zf는 M 렌즈의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을까요?

💡 TACO’s Summary

  • 플랜지백 차이: M 마운트(27.8mm)와 Z 마운트(16mm)의 11.8mm 차이가 어댑터 장착의 광학적 기반을 제공합니다.
  • AF 구현: 테크아트 같은 AF 어댑터는 렌즈 전체를 물리적으로 이동시켜 초점을 맞추지만, 속도와 정확도는 네이티브 렌즈 대비 제한적입니다.
  • 기대 효과: M 렌즈의 가치 극대화, Zf의 손떨림 보정과 고감도 성능 활용, 영상 기능 확장이 가능합니다.
  • 감수해야 할 점: 레인지파인더의 직관적 경험 상실, 주변부 화질 저하 리스크, 어댑터 안정성 문제가 존재합니다.

🔬 플랜지백과 이미지 센서의 궁합

카메라 플랜지백 거리 구조도, 렌즈 마운트와 이미지 센서 사이 거리 차이를 비교한 다이어그램
렌즈 마운트와 이미지 센서 사이의 거리, 즉 플랜지백 차이가 어댑터 사용 가능 여부를 좌우합니다. 이 간격 덕분에 라이카 M 렌즈를 미러리스 바디에 올릴 수 있습니다

플랜지백 거리의 재해석

라이카 M 렌즈를 니콘 Zf에 물릴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플랜지백(Flange Back) 거리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플랜지백은 렌즈 마운트 면부터 이미지 센서 면까지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카메라 시스템 마운트 플랜지백
라이카 M M 마운트 27.8mm
니콘 Z Z 마운트 16mm
캐논 R RF 마운트 20mm

니콘 Zf가 사용하는 Z 마운트의 플랜지백은 16mm로, 현존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마운트 중 가장 짧습니다. 반면 라이카 M 렌즈는 27.8mm입니다.

이론적으로 M 렌즈를 Zf에 장착하려면, 27.8mm - 16mm = 11.8mm 두께의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렌즈가 센서에서 멀어지면 무한대 초점이 불가능해지지만, M 렌즈는 Z 마운트보다 플랜지백이 길기 때문에 어댑터를 사용하여 그 차이를 메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종교배가 성립되는 기본적인 광학적 조건입니다.

M 렌즈의 광학적 특성과 Zf 센서의 상성

M 렌즈는 원래 필름 또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이 렌즈들은 센서로 들어가는 빛의 입사각을 고려하지 않고 **’가장 효율적인 광학적 수렴’**에 초점을 맞춥니다.

  • Zf (미러리스): 센서 직전까지 빛이 바로 도달합니다. 짧은 플랜지백 때문에 렌즈 후옥이 센서에 매우 가깝습니다.
  • M 렌즈: 주변부로 갈수록 빛이 비스듬하게 센서에 도달하는 사광 입사 특성이 강합니다.

일반적으로 M 렌즈를 타사 미러리스 바디에 사용하면 주변부에서 색수차, 비네팅(광량 저하), 그리고 화질 저하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Zf의 센서는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 센서 표면의 마이크로 렌즈 배열과 커버 글라스 두께가 이러한 주변부 광학적 왜곡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니콘이 Z 마운트 개발 단계에서 올드 렌즈나 타사 렌즈 사용자들의 이종교배 수요를 어느 정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AF 구현: 테크아트 어댑터의 작동 메커니즘

테크아트 Techart TZM-02 AF 어댑터, 라이카 M 렌즈를 니콘 Z 마운트에서 자동 초점으로 사용하는 장치
테크아트 어댑터는 렌즈 전체를 앞뒤로 움직여 자동 초점을 구현합니다. 구조가 단순한 만큼, 속도와 정숙함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이해하셔야 합니다

라이카 M 렌즈를 Zf에서 사용하는 경우, 가장 큰 기대 요소는 바로 AF(자동 초점) 기능의 구현입니다. 수동 초점만 가능한 레인지파인더 렌즈를 AF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테크아트(Techart) LM-NZ 어댑터와 같은 특수 장비입니다.

AF 어댑터의 작동 원리

이 어댑터의 핵심은 헬리코이드 구동 방식입니다.

  1. 렌즈 초점 고정: M 렌즈 자체의 초점 링을 무한대 또는 가장 짧은 초점 거리에 고정합니다.
  2. 모터 구동: 카메라 바디(Zf)가 피사체의 거리를 측정하면, 어댑터 내부에 내장된 **스테핑 모터(Stepping Motor)**가 구동됩니다.
  3. 렌즈 이동: 이 모터가 M 렌즈 전체를 마운트 면에서 센서 방향으로 앞뒤로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면서 초점을 맞춥니다.

이 메커니즘은 M 렌즈의 원래 최소 초점 거리(보통 0.7m)보다 훨씬 짧은 거리(0.3~0.5m)까지 근접 초점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M 유저들에게 상당한 편의성 향상으로 작용합니다.

AF 어댑터 사용 시 예상되는 성능적 한계

M10-R 유저로서 움직이는 피사체에 대한 갈증 때문에 Zf를 고려하는 만큼, 이 AF 성능의 한계는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AF 속도와 정확도: AF 어댑터는 렌즈 내부의 가벼운 렌즈군만 움직이는 네이티브 렌즈의 이너 포커싱(Inner Focusing) 방식이 아닙니다. 비교적 무거운 렌즈 전체를 움직여야 하므로, 태생적으로 AF 속도가 네이티브 렌즈 대비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 지연 현상: 초점 이동 거리가 먼 경우, 셔터 릴리즈 딜레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의 동체 추적(Tracking) 능력은 네이티브 렌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제한적일 겁니다.
  • 소음과 진동: 스테핑 모터가 작동할 때 기계적인 소음이 발생합니다. 정적인 촬영 환경이나 영상 촬영 시에는 이 소음이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 M 시스템과 Zf의 결합이 줄 수 있는 기대 효과

이러한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Zf와 M 렌즈의 이종교배는 라이카 M 유저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나리오를 제공합니다.

니콘 Zf 바디에 라이카 M 렌즈를 어댑터로 장착한 실제 사용 모습, 미러리스와 레인지파인더 렌즈 이종교배 조합
니콘 Zf 바디 위에 라이카 M 렌즈를 올린 모습입니다. 감성은 렌즈에 남겨두고, 바디에서는 조금 더 편안한 촬영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시너지 1: 가치 극대화 (Value Maximization)

우리가 보유한 M 렌즈들은 이미 확보된 자산입니다. Noctilux 50mm f/1.2Summilux 35mm f/1.4 같은 렌즈들은 라이카 바디에서는 오직 수동으로만 사용 가능했습니다.

Zf를 서브 바디로 들이면, 추가적인 렌즈 투자 없이 이 훌륭한 렌즈들을 AF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M11-P 등으로 기변 하는 데 드는 비용의 일부만으로 Zf 바디와 어댑터를 구성할 수 있죠. ‘감성’과 ‘편리성’을 분리하여 활용하는 이중 전략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시너지 2: M 렌즈의 ‘새로운 맛’

Zf는 니콘의 최신 EXPEED 7 이미지 프로세서와 2,45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제가 현재 주력으로 쓰는 M10-R의 4,000만 화소와 비교하면 해상도는 낮지만, 화소 수가 적은 만큼 이점이 확실합니다.

  • 계조와 고감도: Zf는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와 훌륭한 저조도 고감도 성능(ISO 확장 204800)을 제공합니다. M 렌즈의 뛰어난 개방 조리개 성능과 결합되면,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M10-R보다 깨끗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손떨림 보정: Zf의 5축 센서 시프트 VR은 M 렌즈의 고질적인 문제인 핸드 블러(Hand-blur)를 크게 줄여줍니다. 특히 화각이 좁고 무게가 무거운 녹티룩스 렌즈 사용 시, VR 기능은 결과물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겁니다. 이는 M 시스템이 제공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실용성입니다.
  • 흑백 모드의 강화: Zf의 Deep Tone Monochrome 모드는 라이카 모노크롬 바디의 흑백 표현에 도전하는 니콘의 시도입니다. M 렌즈의 우수한 해상력과 암부 계조가 Zf의 흑백 처리 엔진을 만났을 때, 밀도 높고 필름 라이크한 흑백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너지 3: 영상 기능의 확장

M 렌즈의 독특한 입체감과 배경 흐림(Bokeh) 특성을 4K 60p, 10bit N-Log를 지원하는 Zf의 영상 기능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스틸 이미지에서는 담을 수 없었던 M 렌즈 특유의 ‘룩’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은 창작자로서 매우 탐나는 부분입니다.

🚧 라이카 M 오너가 Zf에서 감수해야 할 것들

아무리 Zf가 훌륭한 대안이라 해도, M 시스템에서 Zf로 넘어갈 때(또는 서브 바디로 들일 때) 잃게 되는 고유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레인지파인더의 ‘맥락’과 조작의 경험

라이카 M 레인지파인더 파인더 배율별 프레임라인 비교 이미지, OVF에서 보이는 촬영 프레임 차이
라이카 M의 레인지파인더는 파인더 안에 프레임을 띄워, 사진에 담기지 않는 장면까지 함께 보게 합니다. Zf로 넘어오며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 OVF vs EVF:
    라이카 M의 광학식 레인지파인더(OVF)는 프레임 라인 밖의 세상까지 보여줍니다. 이는 사진가가 다음 순간과 구도를 예측하고, 세상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통로입니다. 반면 Zf의 전자식 뷰파인더(EVF)는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결국 처리된 영상을 보는 것입니다. 피사체와 사진가 사이에 스크린이 개입하는 느낌을 피할 수 없습니다.
  • 기계적 손맛:
    제가 사용하는 M10-R의 황동 바디가 주는 묵직함, 정교하게 맞물리는 이중 합치 상, 그리고 ‘철컥’ 하는 셔터음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 행위가 아닌, 정교한 기계를 다루는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Zf의 레트로 디자인은 훌륭하지만, 그립감이나 조작감에서 라이카의 ‘차가운 금속 덩어리’가 주는 단단한 신뢰감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광학적 타협과 리스크

앞서 언급했듯이, M 렌즈는 미러리스 전용 설계가 아닙니다. 렌즈 후옥과 센서 간 거리가 짧아지면서 발생하는 사광 입사각 문제는 일부 M 렌즈(특히 광각 렌즈)에서 주변부 화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테크아트 어댑터의 AF 구동 시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이 고가의 라이카 렌즈 광학계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합니다.

✨ 정리하면: Zf 이종교배, 라이카 M 유저에게 던지는 질문

니콘 Zf와 라이카 M 렌즈의 이종교배는 M 시스템의 광학적 자산에 최신 디지털 기술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습니다. AF와 VR, 영상 기능이라는 이성적인 효율성을 확보하면서도, M 렌즈 특유의 개성적인 ‘룩’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경로입니다.

저처럼 M10-R의 감성은 사랑하지만, AF와 영상의 부재로 인해 가끔씩 촬영의 제약을 느꼈던 분들에게는 Zf가 강력한 대안이 될 겁니다. M11-P가 ‘M 시스템의 완성’이라는 감성적 목표라면, Zf는 ‘M 렌즈의 활용성 극대화’라는 실용적 목표를 제시합니다.

결국 이종교배를 선택할지 여부는 M 렌즈의 개성을 얼마나 폭넓게 사용하고 싶은지에 대한 제 자신의 답에 달려 있습니다. M 시스템의 ‘불편함의 미학’을 오롯이 즐길지, 아니면 Zf라는 새로운 캔버스에 M 렌즈의 색깔을 편리하게 풀어낼지 조금 더 고민해봐야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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