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악 Response D2 북쉘프 스피커 한 쌍 전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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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악 D2 상세 분석|12년 사용기로 본 영국 북쉘프 스피커의 음질과 매칭

🕰 프로악 D2, 12년을 함께한 스피커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 ‘영국 사운드’는 단순한 지역 구분이 아닙니다. 따뜻하면서도 정확한 중음역, 절제된 고음, 그리고 음악적 균형감. 이 전통의 중심에 프로악이 있죠.

그중에서도 ProAc Response D2 북쉘프 스피커는 영국 사운드를 가장 순수하게 담아낸 모델로 평가받습니다. 1990년대 중반 출시된 제품인데, 지금도 중고 시장에서 꾸준히 거래되고 있어요. 한번 경험한 사용자들이 좀처럼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가 있거든요.

저도 12년째 D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피커로 바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이 글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하며 깨달은 D2의 음향적 특성과 설계 철학, 그리고 2025년 현재 시점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프로악 D2 북쉘프 스피커 12년 장기 사용 후기 - 체리 우드 마감과 Naim 앰프 시스템 구성
12년째 사용 중인 ProAc Response D2. 체리 우드 마감의 소박한 외관 속에 영국 사운드의 정수가 담겨 있습니다. 옆에는 Naim 시스템이 함께합니다.

🎵 ProAc D2 설계 철학 – BBC 모니터의 DNA

BBC 모니터 전통을 이어받은 음악성

프로악 창립자 Stewart Tyler는 BBC 모니터 스피커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1973년 자신의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BBC 모니터의 핵심 가치는 ‘정확성’보다 ‘음악성’이었어요. 방송용으로 개발되었지만, 기술적 측정치보다 실제 음악을 듣는 경험을 우선시했던 거죠.

D2는 이 철학을 북쉘프 형태로 구현한 결과물입니다. 18리터 컴팩트 인클로저에 6.5인치 우퍼와 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라는 단순한 2웨이 구성. 하지만 그 안에는 수십 년간 축적된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정교한 캐비닛 구조

D2의 외관은 소박합니다. 화려한 마감재나 독특한 디자인 요소 없이 전통적인 직육면체 형태를 유지하죠. 근데 이 단순함 속에 프로악만의 정교함이 숨어 있습니다.

캐비닛 내부는 복잡한 브레이싱 구조로 강화되어 불필요한 공진을 최소화합니다. 18리터라는 용적은 6.5인치 우퍼가 충분한 저역을 재생하면서도 중음역의 투명도를 해치지 않는 최적점이에요. 많은 북쉘프 스피커들이 저역 확장을 위해 포트를 전면에 배치하는 반면, D2는 후면 포트를 채택해 위상 특성과 정위감을 우선했습니다.

🎼 프로악 D2 음질 성향 분석 – 12년 사용 경험

중음역이 만드는 차이

D2를 경험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게 바로 중음역입니다. 보컬과 어쿠스틱 악기들이 가진 자연스러운 질감과 뉘앙스를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재현하거든요.

많은 현대 스피커들은 해상도 향상을 위해 트랜지언트를 강조합니다. 그 결과 소리는 선명하지만 때로는 날카롭거나 인위적으로 느껴지죠. D2는 정반대입니다. 약간의 온기를 더하되, 디테일을 희생하지 않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해요.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면 이 차이가 명확합니다. 건반을 누르는 순간의 타격감, 현이 울리는 배음 구조, 그리고 여운이 사라지는 과정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져요. 12년 동안 수없이 들었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여전히 감탄하게 됩니다.

개별 음들이 분리되어 들리기보다, 음악적 문맥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거죠.

절제된 고음역의 장점

D2의 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는 현대 기준으로 보면 매우 보수적인 선택입니다. 리본 트위터나 AMT 드라이버처럼 극고역까지 뻗어나가는 화려함은 없어요.

근데 이게 D2의 장점입니다.

프로악 D2 소프트 돔 트위터 클로즈업 - 절제된 고음역 설계
D2의 소프트 돔 트위터. 화려함 대신 자연스러움을 선택한 설계가 장시간 청취 피로도를 낮춥니다.

고음은 부드럽고 자연스럽습니다. 심벌즈의 잔향이나 바이올린의 고음역이 귀를 찌르는 일 없이 공간에 녹아들어요. 장시간 청취해도 피로감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엔 조금 어둡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실제 악기 소리에 더 가깝다는 걸 알게 되더라고요.

특히 라이브 녹음이나 아날로그 소스에서 이런 특성이 빛을 발합니다. 디지털 특유의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 대신, 따뜻하고 입체적인 음장이 형성되거든요.

저음역의 한계와 강점

6.5인치 우퍼로 구현 가능한 저역에는 분명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40Hz 이하 초저역은 기대하기 어려워요.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의 깊은 베이스는 완전히 재현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어요. D2의 저음은 양보다 질에 집중한다는 걸요. 타이트하고 정확한 베이스 라인, 더블베이스의 공명감, 킥드럼의 텍스처는 훌륭하게 표현됩니다. 무엇보다 저역이 중역을 침범하지 않아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지 않아요.

후면 포트 설계 덕분에 벽면과의 거리 조절로 어느 정도 저역 특성을 튜닝할 수 있습니다. 벽에 가깝게 배치하면 저역이 보강되지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가장 자연스러운 밸런스를 얻을 수 있어요.

🔌 ProAc D2 앰프 매칭 가이드 – 시스템 구성

앰프 선택이 결정적

D2는 88dB의 감도를 가지고 있어 중간 정도의 효율을 보입니다. 그래서 앰프 선택이 매우 중요해요. 너무 약한 앰프로는 다이나믹스를 충분히 끌어내기 어렵고, 지나치게 강력한 앰프는 D2의 섬세함을 압도할 수 있거든요.

저는 Naim NAC 102/NAP 180 조합으로 D2를 구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악 D2와 Naim NAC 102 NAP 180 매칭 시스템 - 영국 오디오 조합
12년을 함께한 시스템. 좌측 D2와 중앙의 Naim Olive 시리즈가 만들어내는 영국 사운드의 정수입니다.

전통적으로 Naim, Musical Fidelity, Exposure 같은 영국 앰프들과의 궁합이 뛰어나죠. 이들 브랜드는 프로악과 유사한 음악적 철학을 공유하며, 중음역의 밀도감과 리듬감을 강조합니다.

특히 Naim NAIT 시리즈나 제 시스템처럼 102/180 조합은 D2와 함께 영국 오디오의 교과서적 매칭으로 평가받아요.

반면 분석적이고 중성적인 성향의 앰프를 매칭하면 D2의 장점이 반감될 수 있습니다. 측정치상 더 우수해 보일 수 있지만, 음악적 감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소스와 케이블 선택

D2는 소스 기기의 특성을 솔직하게 전달합니다. 고급 CD 플레이어나 제대로 세팅된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그 진가가 드러나죠.

저는 현재 Naim NDX 네트워크 플레이어NAT-01 FM 튜너를 소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DAC 없이 NDX 내장 DAC로 운영 중인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Naim nDAC을 영입할 계획이에요. NDX도 좀 더 현대적인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업그레이드하고 싶고요. D2는 소스 업그레이드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좋은 소스일수록 그 차이를 명확히 들려줍니다.

케이블 선택도 중요합니다. 과도하게 분석적이거나 차가운 성향의 케이블은 피하는 게 좋아요. 적당한 온기와 음악성을 유지하는 케이블이 D2의 성향과 잘 맞습니다. 다만 케이블로 근본적인 음색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시스템 전체의 균형을 미세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해요.

룸 세팅과 배치

D2는 세팅에 민감한 편이지만, 동시에 불완전한 환경도 잘 받아들이는 스피커입니다. 후면 포트 설계이므로 후면 벽과의 거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조금 벗어나도 치명적이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벽에서 최소 50cm 이상 떨어뜨리는 게 좋으며, 80cm에서 1m 정도가 이상적입니다.

토인 각도 조절로 음장의 폭과 정위감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토인을 주면 중앙 이미지가 명확해지지만, 지나치면 음장이 좁아질 수 있어요. 청취 위치와 방의 특성에 따라 세심한 조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 자체가 D2와 친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D2를 거실에 설치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상적인 환경은 아닙니다. 거실 특성상 한쪽 공간이 오픈되어 있어서 저역 응답이 불균등하고, 생활 공간이다 보니 최적의 청취 위치를 항상 유지하기도 어려워요.

근데 D2는 이런 환경에서도 음악을 즐기게 만듭니다. 완벽한 세팅이 아니어도, 음악적 본질은 충분히 전달되거든요. 12년 동안 거실에서 듣고 있지만, 다른 스피커로 바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프로악 D2는 완벽한 조건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음악은 제대로 들려주는 스피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프로악 D2 2026년 재평가 – 지금도 선택할 가치가 있을까

30년 된 스피커가 계속 거래되는 이유

D2가 처음 등장한 지도 어느덧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중고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향수가 아니에요.

오디오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현대 북쉘프 스피커들은 더 깊은 저역, 더 뻗는 고역, 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죠. 근데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라는 관점에서 D2를 능가하는 제품은 많지 않아요.

특히 재즈, 클래식, 어쿠스틱 음악 감상에서 D2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움과 음악성은 독보적입니다.

12년 동안 D2와 함께 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스피커로 바꿀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어요. 새 제품들이 기술적으로 더 우수할 순 있지만, D2가 주는 음악적 만족감은 여전히 특별하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단점도 분명합니다

D2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현대 음악의 다이나믹 레인지나 초저역 확장은 기대하기 어려워요. 저는 거실에서 홈시어터 프론트 겸용으로 사용 중이지만, 영화 감상에는 솔직히 적합하지 않습니다.

D2는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스피커이지, 영화의 폭발음이나 액션 장면을 재현하기 위한 스피커는 아니거든요. 대음량 재생에도 한계가 있고요.

또한 D2는 1990년대 중반 제품이므로, 중고로 구입할 경우 드라이버나 크로스오버 부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이는 D2만의 문제라기보다 모든 빈티지 오디오 기기의 공통사항이죠.

참고로 ProAc은 D2의 설계 철학을 계승한 Response D2R을 현재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본 설계는 유지하면서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를 현대적으로 업데이트한 모델이에요. 빈티지 제품의 컨디션이 걱정된다면, 새 제품인 D2R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프로악 D2R 북쉘프 스피커 페어 클로즈업 - 리본 트위터와 현대적 드라이버 디자인
현행 모델 Response D2R. D2의 설계 철학을 계승하면서 리본 트위터를 채택하고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를 현대적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가격 대비 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중고 시장에서 D2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에 거래됩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현대 북쉘프 스피커들과 비교할 때, D2는 기술적 스펙보다는 음악적 완성도로 승부하죠.

만약 측정 데이터와 최신 기술을 중시한다면 현대 제품이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듣는 즐거움, 장시간 청취해도 피로하지 않은 편안함,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음악성을 원한다면요.

D2는 여전히 탁월한 선택입니다.

🎧 프로악 D2를 12년 사용하며 느낀 결론

ProAc Response D2는 영국 오디오가 추구해온 음악성과 균형감이라는 가치를 가장 순수하게 구현한 작품이죠. 최신 기술이나 화려한 스펙 대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오디오는 결국 음악을 즐기기 위한 도구입니다. D2는 이 본질을 잊지 않고, 청자와 음악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요. 완벽한 스피커는 아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가치를 제공합니다.

12년을 함께하면서 느낀 건, D2는 ‘음악을 들려주는’ 스피커가 아니라 ‘음악과 함께하는’ 스피커라는 점입니다.

만약 측정 데이터보다 음악적 감동을, 최신 트렌드보다 시간이 검증한 가치를, 그리고 화려함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원한다면요. 프로악 D2 북쉘프 스피커는 여전히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선택지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의 서재와 거실에서 여전히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 그게 D2의 가치를 가장 잘 증명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겨울밤 프로악 D2로 듣기 좋은 음악(추천 플레이리스트 7곡)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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