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쿠사 우메보시 전문점 우메토호시(梅と星, ume to hoshi) 간판. 흰 벽돌 벽에 매실과 별을 형상화한 심플한 로고와 상호명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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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쿠사 센소지 맛집 – 우메보시 전문점 ‘우메토호시’에서 만난 일본 집밥

비 오는 센소지를 나오니 배가 고팠습니다.

오전 10시 반부터 1시간 넘게 경내를 둘러보며 나카미세도리에서 미타라시 당고, 과일 모찌 같은 간식을 먹긴 했지만, 제대로 된 한 끼가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센소지 본당에서 나와 다시 나카미세도리로 향하며 점심 먹을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사쿠사는 워낙 관광지다 보니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관광객을 겨냥한 메뉴 구성과 가격대를 가지고 있어서, 진짜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찾는 게 쉽진 않죠.

아사쿠사 우메토호시 입구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 작은 식당 앞에 빨간 차단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따뜻한 조명이 켜진 실내 안으로 여러 명의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
조그만한 가게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대부분 일본 현지인이었고, 따뜻한 조명 너머로 식당 내부가 보입니다. 이 줄의 끝에서 40분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 있었습니다. 조그만한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국인 관광객보다는 일본 현지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보였습니다. 망설임 없이 바로 줄 끝에 섰습니다.

우메토호시(Umetohoshi, 梅と星).

매실과 별이라는 뜻을 가진 이 식당은, 제가 아사쿠사에서 찾던 바로 그런 곳이었습니다.

📷 센소지 근처 식당 스냅, 리코 GR2가 제격

센소지 경내를 돌아다닐 때는 라이카 M10-R을 주로 사용했지만,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카메라를 바꿨습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 풍경을 담는 순간, M10-R의 존재감은 오히려 부담이 되거든요. 렌즈가 돌출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주변 시선이 느껴지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깨뜨리기 쉽습니다.

반면 리코 GR2는 주머니에서 조용히 꺼내 한 손으로 찍고 다시 넣을 수 있죠. 셔터음도 거의 들리지 않고, 28mm 단초점 렌즈 하나로 좁은 실내 전체를 담기에 충분했습니다. 스냅 포커스 모드로 설정해두면 셔터만 누르면 되니까, 밥 먹는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기록을 남길 수 있었죠.

여행용 서브 카메라로 GR2를 선택한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 아사쿠사 우메보시 맛집 ‘우메토호시’, 40분 대기 후 입장

전문점 줄은 생각보다 천천히 줄어들었습니다.

가게가 워낙 작다 보니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었어요. 밖에서 대기하며 유리창에 붙은 메뉴판을 미리 살펴봤습니다. 하가마밥(일본 전통 가마솥밥), 우메보시(일본식 매실 절임), 그리고 여러 종류의 반찬이 세트로 구성된 메뉴들이었습니다.

비 오는 아사쿠사 골목에서 투명 우산을 쓰고 걷는 기모노 입은 커플. 남성은 검은색 기모노, 여성은 흰색 기모노를 착용하고 있으며, 뒤로 상점의 따뜻한 조명이 보인다.
대기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기모노를 입고 아사쿠사를 걷는 커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사쿠사 골목의 키모노 렌탈 가게 외관. 흰 벽에 복고풍 일러스트가 그려진 간판과 키모노 렌탈 광고판이 보이며, 왼쪽으로 작은 디저트 쇼윈도가 있다.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슬쩍 들여다본 옆 가게. 키모노 렌탈숍과 작은 디저트 가게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옆 가게를 슬쩍 들여다보기도 했어요.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4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메토호시 실내 전경. 입구에 '梅と星' 노렌이 걸려 있고, 중앙에는 다양한 종류의 우메보시가 담긴 병들이 빨간 진열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왼쪽으로 직원들이 서빙하는 모습이 보이며, 벽면에는 전통 장식과 타누키 인형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우메토호시의 내부. 중앙 진열대에 빼곡히 놓인 우메보시 병들과 벽면의 전통 장식들이 이 집만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아기자기한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벽면 한쪽에는 일본 전역에서 큐레이팅한 다양한 종류의 프리미엄 우메보시가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었어요. 직원이 안내해준 자리에 앉았습니다.

우메토호시 내부 좌석 배치. 중앙 통로를 기준으로 양쪽에 손님들이 앉아 식사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중앙에서 서빙하고 있다. 전경에는 흰색 하가마(전통 가마솥) 두 개가 보이고, 벽면에는 우메보시 종류가 적힌 메뉴판들이 걸려 있다. 천장의 '星'(별) 글자가 새겨진 노렌이 보인다.
중앙 통로를 기준으로 양쪽 손님을 동시에 서빙하는 효율적인 구조. 앞쪽 하가마에서는 막 지은 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습니다.

좌석 구조가 독특했습니다. 중앙 통로를 기준으로 양쪽에 손님이 앉는 방식이라,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서빙할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앞쪽에는 하가마(羽釜, 일본식 전통 가마솥)가 보였습니다. 갓 지은 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어요.

🎲 우메토호시의 시그니처, 칠복신 제비뽑기 오토모 세트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받는 게 아니라, 작은 통을 들고 왔어요. 통 안에는 주걱 여러 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직원이 제게 하나를 뽑으라고 했습니다.

주걱마다 칠복신(七福神) 중 하나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뽑은 주걱에 적힌 신에 따라 오늘의 운세가 정해지고, 그 운세에 맞는 ‘오토모(お供, 밥에 곁들이는 반찬)’ 세트가 매칭되는 방식이었어요.

칠복신 제비뽑기 주걱을 들고 있는 모습. 나무 주걱에 변재천(BENZAITEN)이 비파를 들고 꽃과 함께 그려져 있다. 배경으로 우메토호시 실내와 좌석들이 흐릿하게 보인다.
통 속에서 꺼낸 변재천 주걱. 비파를 든 여신의 모습이 나무 주걱에 정교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제가 뽑은 건 변재천(辯才天, BENZAITEN).

칠복신 중 유일한 여신으로, 지혜와 예술, 재물을 관장한다고 합니다. 직원은 제 앞에 작은 변재천 피규어를 놓아줬습니다.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름의 의식처럼 느껴졌어요.

메뉴판에는 각 칠복신에 해당하는 반찬 구성이 적혀 있었습니다.

우메토호시 칠복신 메뉴판. 왼쪽에 칠복신 이름이 한자와 영문으로 적혀 있고, 오른쪽에 각 세트의 반찬 구성이 영문으로 나열되어 있다. BENZAITEN 세트에는 White butter, Cod roe, Nameko mushrooms가 포함되어 있으며, 오른쪽에 칠복신을 형상화한 컬러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각 칠복신마다 다른 반찬 세트가 매칭됩니다. 영문 메뉴판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선택할 수 있었어요.

변재천 세트 구성:

  • 하얀 버터
  • 타라코(명란젓)
  • 나메코 버섯 조림

다른 세트들도 각각 특색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호테이(布袋) 세트는 배추, 참깨, 김치, 소 조림, 잔멸치로 구성되고, 에비스(恵比寿) 세트는 무 절임, 다진 연어, 두 가지 색 낫토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제비뽑기로 운세와 메뉴가 함께 정해진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운에 맡기는 거죠. 물론 원하는 세트를 직접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제비뽑기를 즐기는 것 같았어요.

🍱 하가마밥과 우메보시 3종, 일본식 집밥의 정석

우메토호시 차완무시(일본식 계란찜). 갈색 도자기 그릇에 부들부들한 노란색 계란찜이 담겨 있고, 뒤편으로 우메토호시 로고가 새겨진 간장병과 조미료들이 보인다.
가장 먼저 나온 차완무시. 갈색 도자기 그릇을 열자 윤기 나는 계란찜이 김을 내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건 차완무시(茶碗蒸し, 일본식 계란찜)였습니다.

부들부들한 식감이 입안에서 녹았어요. 일본식 계란찜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었습니다. 간이 세지 않아서 밥과 함께 먹기 좋았습니다.

우메토호시 변재천 세트 전체 구성. 중앙에 갓 지은 하가마밥(중심에 우메보시 하나), 왼쪽에 된장국, 나무 트레이 위에 하얀 버터, 타라코, 나메코 버섯 조림이 작은 접시에 담겨 있다. 뒤편으로 차완무시와 차, 물이 보이며, 카운터 위에는 빨간 방석 위에 변재천 피규어가 놓여 있다.
제비뽑기로 정해진 변재천 세트의 전체 구성. 갓 지은 하가마밥을 중심으로 나무 트레이 위에 세 가지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이어서 변재천 세트가 나왔습니다. 갓 지은 하가마밥, 하얀 버터, 타라코, 나메코 버섯 조림, 그리고 산도와 염도가 다른 세 종류의 우메보시가 작은 접시에 담겨 나왔어요.

하가마밥은 윤기가 흘렀습니다.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쌀알이 살아 있더군요. 전기밥솥과는 확연히 다른 식감이었습니다. 밥알이 하나하나 구분되면서도, 적당한 찰기가 있었어요. 전통 가마솥으로 직화로 지은 밥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타라코를 밥 위에 올려 먹었습니다. 짭조름한 맛이 밥과 잘 어울렸어요. 나메코 버섯 조림은 은은한 간장 양념이 배어 있었고, 하얀 버터는 뜨거운 밥 위에 올리니 천천히 녹으며 고소한 풍미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우메보시.

이 집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우메보시는 일본식 매실 절임으로, 신맛이 강하고 염분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구연산이 풍부해서 피로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절임 음식이라 과하게 먹으면 염분 섭취가 많아집니다.

세 종류의 우메보시를 하나씩 맛봤습니다. 첫 번째는 신맛이 강했고, 두 번째는 염도가 높았으며, 세 번째는 단맛이 살짝 가미된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같은 우메보시라도 이렇게 다양한 맛의 스펙트럼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밥 한 숟가락에 우메보시 조금 얹어 먹으니, 입안이 깔끔해지면서 밥맛이 더 살아났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꽤 괜찮았어요.

와이프는 다른 세트를 선택했는데, 그쪽 반찬들도 맛봤습니다. 어느 세트를 선택하든 하가마밥과 우메보시 세 종류는 기본으로 제공되더군요. 반찬 구성만 조금씩 달랐습니다.

또 다른 칠복신 세트. 왼쪽에 하가마밥(중심에 우메보시 하나), 중앙에 된장국, 뒤편에 닭튀김(가라아게)과 채소가 담긴 접시가 있다. 하가마밥과 된장국, 우메보시는 모든 세트에 공통으로 제공되며, 닭튀김은 이 세트만의 반찬이다.
뒤편의 닭튀김이 이 세트만의 특징. 같은 식당에서도 제비뽑기 결과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식사를 경험하게 됩니다.

🏮 센소지 관광지 한복판에서 만난 현지인 밥집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줄이 길었습니다.

40분 대기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 맛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색다른 경험이 인상 깊었어요.

칠복신 제비뽑기로 운세와 메뉴가 함께 정해지는 시스템, 전통 가마솥으로 지은 하가마밥의 식감, 산도와 염도가 다른 세 가지 우메보시를 직접 맛볼 수 있다는 점. 이런 요소들이 단순히 밥 한 끼를 먹는 것 이상의 경험을 만들어줬습니다.

우메토호시 식사 중 카운터 풍경. 중앙 통로를 기준으로 양쪽에 손님들이 앉아 조용히 식사하고 있으며, 카운터 위에는 밥그릇, 된장국, 반찬 접시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뒤편 벽면에는 주걱 세 개가 그려진 빨간 노렌과 우메보시 종류가 적힌 메뉴판들이 보인다.
식사 중인 카운터 풍경. 조용히 밥을 먹는 손님들 대부분이 일본 현지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 한국인보다 현지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대기 중이나 식사하는 동안 한국어는 거의 들리지 않았어요. 대부분 일본 현지인이거나, 서양권 관광객들이었습니다.

구글 평점 4.4점.

4점이 넘으면 대체로 믿고 갈 만하다는 제 기준에도 부합했습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평점이 납득됐어요.

📸 여행 중 메인 카메라와 서브 카메라를 나누는 이유

식당을 나와 GR2 화면을 넘기며 오늘 찍은 사진들을 확인했습니다.

하가마밥의 윤기, 차완무시의 질감, 줄 서는 사람들의 모습, 칠복신 피규어. 28mm 단초점 렌즈 하나로 충분했어요. 복잡한 설정 없이, 빠르게 꺼내 찍고 다시 주머니에 넣는 이 느낌.

이게 제가 GR2를 여행에 꼭 챙기는 이유입니다.

라이카 M10-R은 분명 제가 가장 애착을 가진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순간에 라이카를 들고 있을 순 없어요. 식당 안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밥상 앞에서. 이런 순간엔 GR2처럼 조용하고 가벼운 카메라가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여행 중 어떤 카메라를 들고 나갈지 고민하는 분들께 이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메인 카메라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부담 없이 꺼낼 수 있는 서브 카메라의 가치는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 음식 사진이나 실내 스냅처럼, 상황에 따라 카메라를 바꿔 들 수 있다면 여행 기록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우메토호시 간판 아래 놓인 우메보시 항아리. 갈색 도자기 항아리에 주걱 세 개 로고가 그려져 있고, 나무 받침대 위에 올려져 있다. 뒤편 흰 벽돌 벽에는 '梅と星 ume to hoshi' 간판이 보인다.
우메토호시 로고가 새겨진 우메보시 항아리. 심플한 디자인 속에 이 집의 정체성이 담겨 있습니다.

센소지를 방문하고 나서 점심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이라면, 우메토호시를 추천합니다. 나카미세도리의 관광객 겨냥 메뉴들과는 확실히 다른, 일본 현지 집밥 느낌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기는 각오해야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40분 정도 걸렸지만, 시간대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어요. 점심시간 피크(12~1시)를 피해서 오전 11시경이나 오후 2시 이후에 방문하면 대기 시간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이곳은 아침 식사(아사고한, 朝ご飯)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다음에 다시 아사쿠사를 방문한다면 오전 9시 오픈 시간에 맞춰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우메토호시 방문 정보

구분 내용
상호명 우메토호시(Umetohoshi, 梅と星)
주소 2 Chome-2-4 Asakusa, Taito City, Tokyo 111-0032
영업시간 09:00~17:00 (매주 월요일 휴무)
구글 평점 4.4점
주요 메뉴 하가마밥, 우메보시 3종, 칠복신 오토모 세트
가격대 약 1,500~2,000엔 (세트 기준)
추천 방문 시간 오전 9시 오픈 직후 또는 오후 2시 이후 (피크 타임 회피)
특징 칠복신 제비뽑기 시스템, 전통 가마솥밥, 현지인 비율 높음
접근성 센소지 나카미세도리에서 도보 1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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