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0시 축제의 밤을 밝히는 'HAPPY DAEJEON' 대형 조형물과 대전의 마스코트 꿈돌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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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0시 축제 후기: 라이카 M10-R로 담아낸 2024년 여름밤의 기록(볼거리, 꿀팁)

안녕하세요, 사진과 감성을 기록하는 TACO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문득 2024년 여름의 뜨거웠던 밤이 떠오릅니다. 바로 대전 0시 축제의 한복판을 걸었던 기억인데요. 올해 축제 방문을 계획하시거나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 2024년에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후기와 함께 놓치면 안 될 볼거리, 저만의 소소한 꿀팁들을 사진과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2024년 여름밤, 저는 단출하게 라이카 M10-R에 50mm 녹티복각 렌즈 하나만을 들고 대전역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묵혀두었던 그날의 사진들을 꺼내어, 대전 0시 축제의 진짜 매력은 무엇인지, 저의 시선으로 담아낸 축제의 풍경은 어땠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전 0시 축제의 밤거리, 수증기와 푸른 조명이 가득한 시간여행 터널로 사람들이 걸어 들어가고 있는 모습.
대전역을 나서자, 일상적인 거리는 온데간데없고 빛과 환상으로 가득한 축제의 입구가 저를 맞이했습니다.

🚂 대전발 0시 50분, 노래가 축제가 되기까지

축제의 이름이 왜 ‘0시 축제’일까요?
그 시작은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로 시작하는 추억의 가요, ‘대전부르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애틋한 가사 한 구절이 도시 전체를 무대로 삼는 거대한 축제로 재탄생한 것이죠. 이 얼마나 낭만적인 이야기인가요.

좋아하는 육중완밴드와 10cm의 공연 소식은, 그 뜨거운 열기 속으로 기꺼이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충분한 이유가 되어주었습니다.
축제의 시작점인 대전역에 내리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이미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좋은 자리를 찾아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 설레는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들. 그 모든 모습 위로 축제의 들뜬 공기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전 0시 축제 공연 시작 전, 객석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거나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주변 상점들의 야경.
밤이 깊어가는 축제 거리,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과 주변 상점들의 불빛이 어우러진 풍경입니다.

📸 50mm f/1.2 Noctilux의 시선, 그리고 라이카라는 동반자

이번 축제에 단 하나의 카메라와 렌즈 조합을 들고 나간 데에는 저만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카메라는 라이카 M10-R. 이 카메라는 저에게 ‘본질’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화려한 기능 대신, 셔터를 누르는 손맛과 결과물에만 집중하게 하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축제의 풍경 속에서, 오히려 한 템포 느리게 호흡하며 피사체를 바라보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렌즈는 50mm f/1.2 녹티룩스 복각 렌즈. 어두운 밤, 빛이 부족한 야간 축제에서 f/1.2라는 밝은 조리개는 든든한 아군이 되어줍니다. 인공적인 조명 아래 일렁이는 사람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과장 없이, 하지만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으로 담아내죠. 이 조합은 단순히 축제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날 밤의 공기까지 사진에 담아내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차량이 사라진 중앙로 거리는 거대한 놀이터였습니다. ‘시간여행 축제’라는 주제에 걸맞게 꾸며진 공간들을 걷다 보면, 마치 다른 시대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곳곳에 배치된 수많은 안전요원들이었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세심한 준비 덕분에,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자유롭고 편안하게 축제의 순간들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 0시 축제 중앙로, 공연 무대 앞에서 깃발을 들고 관람객 통제를 준비하는 안전 요원들과 한산한 객석, 그리고 밤거리 풍경.
차량 대신 사람들로 가득 찬 중앙로. 곳곳에 배치된 안전 요원들의 모습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축제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전 0시 축제 차량 통제된 중앙로에서, 깃발을 들고 보행자들의 안전을 안내하는 경찰관과 주변 상점들의 야경.
차량 통제 덕분에 보행자들은 안전하고 자유롭게 축제 거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질서 유지를 위해 애쓰시는 안전 요원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대전 0시 축제: 한여름 밤의 열기, 음악과 사람들의 이야기

해가 저물고 도시에 어둠이 내리자, 축제는 비로소 본래의 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거리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 찼습니다. 중앙시장 푸드페스타의 맛있는 냄새와 은행교 위 파란 맥주 상자 테이블을 가득 메운 인파는 축제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죠.

대전 0시 축제 중앙시장 푸드페스타의 밤 풍경. 화려한 '중앙시장' 간판 아래, 길게 늘어선 야외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음식을 즐기고 있다.
축제의 밤은 맛있는 냄새와 함께 깊어만 갑니다. 중앙시장 푸드페스타의 길게 늘어선 테이블은 축제의 또 다른 무대였습니다.

땀으로 흠뻑 젖을 때쯤이면 잠시 시원한 지하상가로 피신해 열기를 식히고는, 다시 카메라를 들고 인파 속으로 섞여 들어갔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메인 콘서트. 첫 무대를 연 육중완밴드의 열정적인 공연에 사람들은 부채를 흔들며 화답했고, 그 뜨거운 에너지는 무대 너머 가장 먼 곳까지 전해졌습니다.

대전 0시 축제 중앙로 특설 무대에서 육중완밴드가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고, 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채워 환호하고 있는 밤 풍경.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다시 돌아온 무대 앞은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했습니다. 육중완밴드의 열정적인 공연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였죠.

이어서 등장한 10cm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축제의 밤은 절정으로 치달았습니다.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밤을 즐기는 모습들. 그 모든 평범하고도 특별한 순간들이 제 50mm 렌즈 안으로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대전 0시 축제의 야간 공연 현장. 멀리 보이는 무대를 중심으로 양옆에 관객들이 앉아있고, 한 사람이 텅 빈 중앙 통로를 따라 무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10cm의 음악에 흠뻑 빠져 함께 노래 부르고 박수 치는 사람들. 연인, 친구,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은 제 렌즈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기록되었습니다.

✨ 마무리하며:

공연이 끝나갈 무렵, 저는 인파를 피해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찾은 대전역 앞에서, 올 때는 보지 못했던 증기기관차 모형을 마주했습니다. 마치 시간여행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상징처럼 느껴졌죠.

대전 0시 축제에 설치된 증기기관차 모형과 옛날 '대전역 매표소'를 재현한 포토존의 야간 모습.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로소 눈에 들어온 풍경. ‘대전발 0시 50분’의 낭만이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2024년, 2회째를 맞이하는 대전 0시 축제.
땀으로 온몸이 젖고 인파에 치이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참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대전 0시 축제는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녹여낸 정말 잘 준비된 행사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진이란 이처럼 시간을 붙잡아두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몸은 고됐지만, 이 한 장의 추억들을 위해 기꺼이 다시 그 여름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네요.

대전이나 근교에 계신다면, 한번쯤 방문해서 이 특별한 축제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번 여정을 함께한 장비 | GEAR & STORY]

📷 카메라: Leica M10-R

  • 한 줄 평: 촬영의 본질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디지털카메라.

🔭 렌즈: Leica 50mm f/1.2 (Noctilux Replica)

  • 한 줄 평: 어두운 야간 축제 환경에서 발군의 성능을 보여주며, 특유의 공간감 표현으로 그날의 분위기를 담아내기에 최고의 선택이었던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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