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갈색 단풍잎 더미 위에 놓여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필름 SLR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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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아날로그 감성 디지털카메라: 우리의 손맛을 깨우는 카메라들

안녕하세요, 사진과 감성을 기록하는 TACO입니다. 최근 M10-R로 촬영한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라이카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2019년 M9-P에서 시작해 2024년 M10-R로 넘어오면서 느꼈던 그 감동, 그리고 2017년부터 8년째 함께하고 있는 Ricoh GR2(리코 GR2)와의 추억들까지.

그런데 최근 2025년 카메라 시장을 살펴보니, 놀랍도록 많은 브랜드들이 제가 라이카와 리코에서 경험했던 그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로 구현하려고 애쓰고 있더군요. 스마트폰 카메라가 이미 충분히 좋아진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손으로 직접 셔터를 누르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불완전함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2025년 9월, 우리 곁에 새롭게 다가온 혁신적인 ‘아날로그 감성 디지털카메라’들을 통해 그 답을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 1. 아날로그 르네상스: 2025년 카메라계에 불어온 복고 바람

1.1. M10-R 유저가 느끼는 시장 변화의 흐름

2024년 M9-P에서 M10-R로 갈아타면서 느꼈던 가장 큰 변화는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편의성의 완벽한 조화’였습니다. 5년간 M9-P를 사용하면서 겪었던 배터리 수명이나 고감도 성능의 한계가 M10-R에서는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레인지파인더 특유의 촬영 방식과 수동 포커스가 주는 ‘의도적인 느림’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거든요.

테이블 위의 라이카 M10-R
아날로그의 손맛과 디지털의 신뢰성이 공존하는, 저의 가장 믿음직한 파트너 M10-R입니다.

최근 카메라 업계의 가장 흥미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입니다. 2025년은 아날로그 필름 사진의 부활이 본격화되는 해로, 하만 포토(일포드)가 새로운 필름 제조 장비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며 장기적인 시장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2. 8년째 GR2와 함께하며 깨달은 고정 화각의 매력

2017년부터 지금까지 GR2와 함께해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고정 화각이 주는 일관성과 깊이’였습니다. 28mm라는 하나의 화각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이 화각이 주는 넓은 시야와 깊은 심도의 매력을 알게 되었죠.

필름 사진이 한때 구식으로 여겨졌지만, 인스타그램과 Analogue Wonderland 같은 전문 리테일러를 통해 조용히 창조적 대화에 다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노스탤지어를 넘어서, 디지털의 즉시성에 지친 사람들이 찾는 ‘의도적인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에 대한 갈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 2. Ricoh GR IV: 8년째 GR2 유저가 주목하는 최대 화제작

2.1. 2025년 5월 발표, 드디어 우리 곁에 다가온 궁극의 스냅 카메라

지난 2025년 5월 22일 공식 발표된 Ricoh GR IV는 “GR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스냅샷 카메라”가 되도록 설계되었으며, 드디어 이 가을, 출시가 된다고 합니다. 8년째 GR2를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출시는 정말 설레는 소식이었습니다.

나무 질감이 살아있는 테이블 위에 놓인 새로운 리코 GR IV 카메라
8년차 GR2 유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새로운 GR IV의 모습입니다.

GR IV는 25.74 메가픽셀 센서를 탑재하며, 소니 a6700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센서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기술적 혁신보다는 철학적 일관성에 있습니다. GR2를 8년간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AF 속도의 한계, 배터리 수명, 그리고 무엇보다 손떨림 보정의 부재)이 대부분 해결된 것 같거든요.

2.2. 5축 손떨림 보정, GR 유저들이 기다려온 그 기능

새로운 5축 이미지 안정화 시스템이 피치(Pitch), 요(Yaw), 롤(Roll) 동안의 부정적인 효과를 최대 6단까지 최소화한다고 합니다. GR2로 저조도 촬영할 때마다 느꼈던 아쉬움을 생각하면,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업그레이드를 고려할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새로운 초점 알고리즘으로 저조도 초점 속도, 얼굴 감지, 연속 추적 기능이 크게 개선되어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장르를 넘어선 다양성을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M10-R과의 조합을 생각해보면, M10-R의 35mm 및 50mm와 GR IV의 28mm 화각 조합은 거의 완벽한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세트업이 될 것 같습니다.


🎭 3. Fujifilm X Half: 하프프레임 필름 감성의 디지털 구현

한 여성이 길거리에서 은색과 검은색으로 디자인된 콤팩트한 후지필름 X Half 카메라를 정면으로 들고 있는 모습
단순한 촬영을 넘어, ‘기록하는 경험’ 그 자체를 즐기게 해주는 카메라.

3.1. 240g의 가벼운 무게로 구현한 필름 카메라의 경험

2025년 5월 22일 발표된 Fujifilm X Half는 클래식 하프프레임 카메라의 개념에서 진화한 디지털 카메라로, 240g의 가벼운 무게와 함께 필름 같은 사진 촬영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가격은 국내 출시가 기준 약 115만 원으로, 지난 6월 말 출시되었습니다.

이 카메라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세로 방향으로 배치된 1인치 센서입니다. 10.8mm F2.8 프라임 렌즈(35mm 환산 32mm 화각)를 탑재하고 있어 추억의 Fujifilm QuickSnap 일회용 카메라와 같은 화각을 제공합니다. 이 독특한 카메라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이전에 작성한 ‘Fujifilm X Half 심층 리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2. Frame Advance Lever가 만드는 특별한 의식

M10-R을 사용할 때도 느끼는 건데, 각 프레임 사이의 ‘물리적 행동’이 주는 의미가 생각보다 큽니다. X Half의 Frame Advance Lever는 이를 디지털 카메라에서 구현한 흥미로운 시도입니다.

Film Camera Mode에서 Film Simulation을 선택하고 36, 54, 72장의 제한을 두고, 각 프레임 후 Frame Advance Lever를 감아야 하는 아날로그 같은 경험을 제공하며, 촬영 후 즉시 사진을 볼 수 없게 한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마치 M10-R로 작업할 때 LCD를 끄고 촬영하는 순간의 긴장감과 기대감을 재현한 것 같거든요.


💎 4. Sony RX1R III: 10년 만의 귀환, 프리미엄의 완성체

검은색 배경에 놓인 소니 RX1R III 풀프레임 콤팩트 카메라의 정면 모습. 자이스 조나 T* 35mm F2 렌즈가 장착되어 있다.
기술적 완벽함으로 무장하고 라이카 유저의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도전자.

4.1. 61MP 풀프레임과 약 690만 원의 가격이 말하는 것

지난 2025년 7월 15일 공식 발표된 Sony RX1R III는 거의 10년 만에 출시되는 RX1R 시리즈의 3세대 모델로, 61메가픽셀 풀프레임 Exmor R CMOS 센서와 ZEISS Sonnar T* 35mm F2 렌즈를 탑재했습니다. 가격은 한화 약 690만 원으로 지난 7월부터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690만 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솔직히 놀랐습니다. M10-R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인데, 같은 돈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되겠더군요. 61MP 풀프레임과 ZEISS 35mm F2 렌즈의 조합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M10-R이 주는 ‘라이카만의 색감과 보케’를 대체할 수 있을까는 의문입니다.

4.2. AI 처리 유닛과 693개 AF 포인트의 기술적 완성도

최대 693개의 조밀하게 배치된 위상차 AF 포인트가 이미지 캡처 영역의 약 78%를 커버하며, Step Crop Shooting 기능을 통해 35mm, 50mm, 70mm 등가 화각을 버튼이나 다이얼을 통해 전환할 수 있어 마치 세 개의 프라임 렌즈를 사용하는 듯한 다양성을 제공합니다.

AI 기반 피사체 인식과 추적 기능은 인간과 동물의 눈, 머리, 몸체는 물론 자동차, 기차, 비행기까지 인식할 수 있어 M10-R의 수동 포커스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이전에 작성한 ‘Sony RX1R III 심층 리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5. 새로운 도전자들: Echolens(에콜렌스)와 Camp Snap(캠프 스냅)의 혁신적 접근

5.1. Echolens – 10만 원대로 시작하는 아날로그 감성

Echolens 카메라를 소개하는 4분할 콜라주 이미지. 브랜드 로고, 제품 상세 사진, 그리고 두 명의 남녀가 카메라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함되어 있다.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진정한 순간’을 포착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새로운 카메라.

남부 캘리포니아의 세 명의 평생 친구들이 “모험에 대한 공유된 사랑과 휴대폰에서 벗어나 진정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Echolens는 킥스타터 캠페인 초기 24시간에는 약 13만원(99달러), 이후 약 17만원(125달러)으로 인상되며, 최종 소매 가격은 약 27만원(200달러)이 될 예정입니다. 10월부터 배송이 시작된다고 하네요.

이 카메라의 매력은 극단적인 단순함에 있습니다. 화면이 없고 구식 광학 뷰파인더를 사용하며, “필름” 감기 크랭크까지 갖춘 진정한 아날로그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Wi-Fi 연결과 iOS/Android 앱을 통해 디지털 사진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5.2. Camp Snap CS-8 – Super 8 영감의 비디오 카메라

흰색 배경에 세워져 있는 캠프 스냅 CS-8 비디오 카메라. 슈퍼 8 필름 카메라에서 영감을 받은 레트로 디자인이다.
때로는 화면 없이 담아낸 영상이 더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Camp Snap의 CS-8은 Super 8에서 영감을 받은 비디오 카메라로, 정가 약 27만 원(할인 시 약 20만 원)에 스크린 없는 접근 방식을 제공하며, 5가지 노스탤직 필터와 4가지 종횡비를 선택할 수 있어 4K까지 촬영 가능합니다. 오는 9월 중순 출시 예정인 이 카메라는 중세기 홈무비 감성을 디지털로 재현합니다.

GR2로 동영상을 촬영할 때도 느끼는 건데, 때로는 화면 없이 직감에 의존한 촬영이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 6. 필름 카메라의 부활: Pentax와 새로운 제조사들

6.1. Pentax 17 – 수십 년 만의 필름 카메라 출시

바위 위에 놓인 펜탁스 17 하프프레임 필름 카메라. 카메라 옆에는 35mm 필름 한 롤과 렌즈 캡이 놓여 있다.
수십 년의 침묵을 깨고, 펜탁스가 다시 필름 카메라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Pentax 17은 회사가 수십 년 만에 출시한 첫 번째 필름 카메라로, 한화 약 85만 원대의 가격으로 하프프레임 포맷을 사용해 35mm 필름에서 두 배의 촬영 매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세대를 위한 아날로그 컴팩트라는 컨셉트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6.2. 새로운 필름 제조업체들의 등장

캐나다의 Flic Film은 Elektra 100(코닥 Aerocolor IV 2460), Chrome 100, Savvy 400을 출시하며 클래식 코닥 에멀전을 새로운 이름으로 부활시키고 있으며, 현재 생산 한계로 인해 35mm에 집중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부활이 예상됩니다.

아날로그 필름 사진의 부활은 필름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빈티지 카메라들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가정에서 필름을 현상하는 사진가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7. 그래서, 어떤 ‘아날로그 감성 디지털카메라’를 골라야 할까?

소니 RX1R III와 리코 GR IV 카메라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조작 다이얼과 버튼을 비교하는 사진.
결국, 아날로그 감성이란 ‘어떤 손맛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손에 더 잘 맞는 카메라는 어느 쪽인가요?

7.1. 경험자를 위한 실용적 조언

M10-R을 2년째, GR2를 8년째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실용적인 선택 기준을 제시해보겠습니다.

  • 입문자라면: Echolens(약 13만 원)나 중고 GR2 또는 GR3로 시작해서 고정 화각과 아날로그 감성에 익숙해진 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GR 시리즈 기존 사용자라면: GR IV는 8년간 GR2를 사용한 입장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5축 손떨림 보정과 개선된 AF 성능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프리미엄을 추구한다면: Sony RX1R III의 61MP와 최신 기술은 매력적이지만, 같은 가격으로 라이카 M 시스템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니콘(Nikon) Zf나 Zfc, 올림푸스(OM System) PEN-F 등 아날로그 감성을 잘 담아낸 훌륭한 카메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각자의 촬영 스타일과 선호하는 브랜드에 따라 최고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으니, 저의 의견은 좋은 ‘출발점’으로 삼아주시면 좋겠습니다.

7.2. 아날로그 감성, 어디까지 디지털로 구현 가능한가?

여러 카메라를 사용하며 제가 깨달은 건, 진짜 아날로그 감성은 기술적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제약과 불완전함이 주는 창조성, 그리고 한 장 한 장에 신중해지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2025년의 새로운 카메라들이 보여주는 시도들(의도적인 제약, 물리적 조작의 중요성, Film Camera Mode 같은 촬영 과정의 의식화)은 분명 옳은 방향이라고 봅니다.


📖 마무리하며

2025년 8월, 우리는 카메라 업계의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시대에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갈망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역설적 현상을 목격하고 있죠.

Ricoh GR IV의 완벽한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철학, Fujifilm X Half의 혁신적인 하프프레임 디지털 구현, Sony RX1R III의 10년 만의 완성작, 그리고 Echolens 같은 새로운 브랜드들의 도전까지. 이 모든 카메라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기술 이상의 가치’입니다.

제가 M10-R을 손에 들 때마다, 그리고 GR2를 주머니에서 꺼낼 때마다 느끼는 그 특별한 감각. 셔터음이 주는 만족감, 그리고 한 장 한 장에 담긴 이야기들. 이것들이 바로 2025년 카메라들이 디지털로 재현하려고 노력하는 ‘손맛’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 추구하는 것은 최고 화질의 사진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주는 기쁨과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2025년의 카메라들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아날로그 감성 카메라가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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