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10-R로 찍은 사진, 고창 청보리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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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여정 (2): 새로운 감성과의 조우, 후지필름, 리코 GR, 그리고 라이카의 시작 [라이카 특별 시리즈 2편]

안녕하세요, 사진과 감성을 기록하는 TACO입니다.

이번 [라이카 특별 시리즈 2편]에서는,
DSLR 시스템(EOS 20D, 5D, 5D Mark III)과 함께한 지난 여정에 이어,
후지필름과 리코 GR을 거쳐 마침내 ‘라이카’와 조우하게 되는 제 사진 여정의 또 다른 막을 열어보려 합니다.

지난 [라이카 특별 시리즈 1편]에서는 니콘 쿨필스와 캐논 DSLR 시스템을 통해,
아들 워니의 성장과 함께한 저의 초기 사진 여정을 소개해 드렸죠.

캐논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저의 든든한 동반자였지만, 사진을 찍으며 언젠가부터 **기술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어떤 감정의 결핍**을 느끼게 되었고, 저는 점점 새로운 시도와 감성에 이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갈증 속에서 만나게 된 또 다른 카메라들.
지금부터 그 짧지만 인상 깊었던 인연들과,
결국 ‘라이카’라는 이름과 어떻게 마주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볼게요.


💡 안내: 이 글은 총 12편으로 구성된 <라이카 특별 시리즈>의 2편입니다. (▶ 시리즈 전체 목차 보기)


1. 또 다른 시도로의 탐색: 후지필름과의 짧은 인연

캐논 DSLR 시스템으로 오랜 시간 만족스러운 사진 생활을 이어가던 중,
저는 문득 또 다른 카메라 브랜드와 시스템에 대한 궁금증을 품게 되었습니다.

5D Mark III의 압도적인 성능과는 별개로,
디자인과 조작 방식에서 오는 ‘사진을 찍는 새로운 즐거움’에 대한 갈증이었습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이지만, 저는 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경험하게 되었죠.

바로 X-Pro1X100T였습니다.

후지필름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과 다이얼 중심의 조작계는 필름 카메라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뛰어난 색감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특히 X100T의 콤팩트함과 단렌즈의 조합은 ‘일상 스냅’이라는 새로운 사진의 영역에 눈을 뜨게 해주었죠.
비록 잠깐이나마 경험한 기종들이었지만,
이들은 저에게 카메라가 단순히 ‘사진을 잘 찍는 도구’를 넘어 ‘사진 찍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훗날 제가 ‘라이카’라는 브랜드에 더욱 깊이 이끌리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2. 일상의 완벽한 동반자, 리코 GR2의 편안함

후지필름과의 짧은 인연 이후,
저는 일상 속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순간의 영감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최적의 서브 카메라‘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저는 리코 GR2를 신품으로 구입하며 그 오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콤팩트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APS-C 타입 센서를 탑재하여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며,
28mm 환산 화각의 단렌즈는 거리 스냅에 최적화된 시야를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압도적인 휴대성과 빠른 AF는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여행을 할 때면 항상 1순위로 챙기게 되는 카메라로, 가까운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나갈 때, 산책을 나설 때, 혹은 와이프와 함께 동네 골목을 걸을 때에도 GR2는 항상 제 곁에서 순간의 감정을 기록하는 충실한 동반자가 되어주었습니다.

현재까지도 가장 애정하는 카메라 중 하나로,
제 가방 또는 주머니 속에는 늘 리코 GR2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3. 디지털 라이카의 시작, M9-P와의 필연적 만남

캐논 5D Mark III는 물론 리코 GR2와 함께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던 즈음,
제 마음 속 깊이 자리했던 ‘라이카’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캐논 DSLR 시스템으로 만족스러운 사진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고, GR2로 일상의 소소함을 담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채워지지 않는 ‘궁극적인 감성’에 대한 탐구가 계속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마침내 2019년, 저는 캐논 장비를 모두 처분하고 라이카 M9-P를 수중에 넣으며 꿈에 그리던 라이카 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델은 특히 CCD 센서를 탑재한 라이카 디지털 카메라로, 필름 카메라와 흡사한 아날로그적인 색감과 깊이 있는 계조로 수많은 마니아들을 형성했던 기종입니다.

M9-P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그 묵직하고 견고한 금속 질감, 그리고 광학식 거리계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DSLR의 빠르고 정확한 AF에 익숙해져 있던 저에게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과정은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지만,
이내 ‘나의 손으로 직접 빛을 조절하고, 내 눈으로 초점을 맞추어 비로소 사진을 완성한다’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M9-P가 담아내는 사진들은 마치 시간의 흔적이 덧입혀진 필름 사진처럼 독특한 질감과 색감을 보여주었고, 이는 저에게 ‘기록’을 넘어선 ‘표현’의 즐거움을 알려주었습니다.

이 카메라로 인해 저는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예술적이고 명상적인 과정이 될 수 있는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4. 라이카의 또 다른 매력, 풀프레임 콤팩트 라이카 Q와의 동행

M9-P를 통해 라이카 M 시스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지만, 저는 문득 **오토포커스가 되는 라이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M 시스템의 수동 초점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때로는 빠르고 정확한 AF가 필요한 상황도 있으니까요.

그러던 중 라이카의 풀프레임 콤팩트 카메라인 “라이카 Q (실버 모델)“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결국 2022년에 이 카메라를 제 품에 안게 되었습니다.

약 1년 9개월 정도를 라이카 Q와 함께하며, 저는 M 시스템과는 또 다른 라이카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라이카 Q는 고성능 고정 렌즈와 풀프레임 센서를 콤팩트한 바디에 담아내 뛰어난 휴대성과 함께 ‘라이카스러운’ 결과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특히 빠르고 정확한 AF는 M 시스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웠던 편리함을 제공하며,
일상 스냅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죠.

라이카 Q는 M 시스템의 묵직한 감성과는 또 다른, 일상 속에서의 ‘라이트하고 편리한 라이카’ 경험을 선사하며 저의 사진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5. 라이카와의 궁극적 정착, M10-R의 새로운 시대

라이카 Q의 경험을 통해 AF 라이카의 매력 또한 알게 되었지만, M 시스템에 대한 저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현재 저의 메인 카메라로 자리매김한 모델은 바로 라이카 M10-R입니다.

4,000만 화소의 고해상도 CMOS 센서가 선사하는 압도적인 디테일과 라이카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그리고 조용하고 정숙한 셔터음은 그야말로 사진가의 ‘도구’로서 완벽에 가까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M10-R은 저에게 ‘사진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해준 카메라입니다. 복잡한 기능이나 자동화된 시스템보다는, 오직 ‘빛을 읽고, 프레임을 구성하며, 초점을 맞추는’ 사진 찍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이제 워니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고,
와이프는 나이를 먹었다고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자주 서질 않네요.

하지만 저는 M10-R로 그들의 모습을 더 이상 예전처럼 자주 찍을 수는 없지만, 이제는 제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과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오롯이 담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그렇게 한번 걸어가 볼 생각입니다.

✨ 마무리하며: 라이카,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니콘 쿨픽스 5700으로 시작하여 캐논 DSLR, 후지필름 미러리스, 리코 GR2를 거쳐, 라이카 M 시스템(M9-P, M10-R)과 라이카 Q까지,

저의 2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의 사진 여정은 단순히 카메라를 바꾸는 과정을 넘어,
사진에 대한 저의 시야와 철학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특히 라이카와의 만남은 저에게 ‘사진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깊이 성찰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아들 워니의 탄생과 성장을 기록하며 시작된 저의 사진 이야기는 이제 라이카 M10-R과 함께 또 다른 장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 카메라 카테고리에서는 앞으로 총 열두 편에 걸쳐 제가 사랑하는 라이카 카메라에 대한 더욱 깊이 있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려 합니다.

라이카의 오랜 역사와 전설적인 모델들, 그리고 라이카 렌즈의 마법 같은 광학 성능, M 시스템의 특별함, 그리고 M 외의 다양한 라이카 모델들에 이르기까지,
제가 경험하고 탐구해온 라이카의 모든 것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저를 포함 라이카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께 작게나마 영감과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라이카 특별 시리즈 3편]에서는 **라이카의 역사와 광학 기술의 서막**이라는 주제로 라이카의 탄생 배경과 초기 모델들의 흥미로운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또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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