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딩자전거 프레임 소재 비교 — 크로몰리 vs 알루미늄 vs 티타늄
[폴딩바이크 언어 시리즈 ①]
브롬톤 타면서 계속 궁금했던 게 하나 있습니다. “왜 이 자전거는 이렇게 무거운데도 타기 편할까?”
주변에서 턴 Verge 타는 분들 보면 확실히 가볍고 빠릅니다. 그런데 제 브롬톤 CHPT3는 무게가 더 나가는데도 장거리에서 피로감이 덜하더라고요. 답은 프레임 소재에 있었습니다.
폴딩자전거 프레임은 크게 네 가지 소재로 나뉩니다. 크로몰리 스틸, 알루미늄, 티타늄, 카본.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각 소재가 만들어내는 주행감은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은 폴딩자전거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프레임 소재별 특성과 실제 라이딩 경험을 정리해봤습니다. 브롬톤과 턴, 다혼 등 주요 브랜드의 프레임 선택 이유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1. 크로몰리 스틸 프레임 — 브롬톤이 고집하는 이유

크로몰리(Chromoly)는 강철에 크롬과 몰리브덴을 첨가한 합금입니다. 브롬톤 클래식 라인의 기본 소재죠.
제가 2년 넘게 크로몰리 브롬톤을 타면서 느낀 가장 큰 특징은 ‘탄성감’입니다. 노면의 충격을 완전히 막는 게 아니라, 적당히 흡수해주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20km 이상 장거리를 타도 손목이나 엉덩이가 덜 아픕니다.
크로몰리 프레임의 장단점
장점:
- 진동 흡수력이 뛰어나 장거리 주행에 유리
- 내구성이 높아 10년 이상 사용 가능
- 용접 부위 수리가 가능
- 시간이 지날수록 변색과 스크래치가 개성이 됨
단점:
- 알루미늄 대비 500g~1kg 무겁습니다
- 습기에 노출되면 부식 가능성
- 정기적인 프레임 관리 필요
브롬톤이 70년대부터 지금까지 크로몰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접었다 펼쳤다를 수천 번 반복해도 프레임이 견딘다는 것. 알루미늄처럼 금속 피로가 빨리 오지 않습니다.
⚡ 2. 알루미늄 프레임 — 턴과 다혼의 선택

턴 Verge 시리즈와 다혼 K3, BYB 같은 모델들은 대부분 6061-T6 알루미늄을 사용합니다.
직접 턴 Verge X11을 시승해봤는데요. 페달 밟자마자 확 치고 나가는 반응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로몰리 브롬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에요.
알루미늄 프레임의 특징
장점:
- 가볍습니다. 같은 사이즈 크로몰리 대비 30~40% 경량
- 즉각적인 가속 반응
- 녹이 슬지 않음
- 제조 단가가 낮아 가성비 좋은 모델 많음
단점:
- 노면 진동이 그대로 전달되는 편
- 금속 피로 누적으로 5~7년 후 교체 필요
- 용접 부위 수리 어려움
출퇴근용으로 빠르게 이동하거나, 대중교통 환승이 잦으면 알루미늄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무게 1kg 차이가 지하철 계단에서 체감되거든요.
다만 장거리 라이딩을 자주 하신다면 크로몰리 쪽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 3. 티타늄 프레임 — 브롬톤 P Line의 정체성

브롬톤 P Line과 T Line에 사용되는 티타늄(Titanium)은 폴딩자전거 소재의 정점입니다.
제가 지금 P Line과 동일한 CHPT3 V4를 타고 있는데 가장 놀랐던 건 무게가 아니었습니다. “가벼운데 안정적이다”는 느낌이었어요. 크로몰리의 탄성감은 유지하면서 무게는 40% 가까이 줄어든 거죠.
티타늄 프레임의 특성
장점:
- 크로몰리보다 40% 가볍고 강성은 더 높음
- 부식이 전혀 없어 관리 부담 제로
- 크로몰리처럼 진동 흡수력 우수
- 반영구적 내구성
단점:
- 가격이 비쌉니다. 브롬톤 P Line 기준 500만원대
- 용접 난이도가 높아 소량 생산
- 수리 가능한 곳이 제한적
브롬톤 P Line (9.65kg)과 일반 크로몰리 모델 (11.6kg)의 차이는 약 2kg입니다. 이 2kg 차이가 실제 라이딩에서는 언덕 오를 때와 접어서 들고 갈 때 확실히 느껴집니다.
티타늄은 소재 자체가 가지는 ‘반발력’이 있어요. 페달 밟을 때 힘이 프레임에 저장됐다가 되돌아오는 느낌이랄까요. 이게 알루미늄의 즉발력과는 또 다른 감각입니다.
🧬 4. 카본 프레임 — 폴딩자전거의 미래?

풀 카본 폴딩자전거는 아직 드뭅니다. 다만 턴 Verge X11의 카본 포크나 커스텀 브랜드들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본의 가장 큰 장점은 강성 대비 무게비입니다. 같은 강도를 유지하면서 가장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소재죠.
카본 프레임의 현실:
- 최고 수준의 경량화 가능
- 즉각적인 반응성
- 다만 충격에 약하고 반복적인 접힘에 취약
- 폴딩자전거에는 아직 실험적 단계
브롬톤과 턴이 조금씩 카본 부품을 늘려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무게를 줄이면서도 강성을 유지하려는 시도죠. 하지만 프레임 전체를 카본으로 만들기엔 아직 내구성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 5. 폴딩자전거 프레임 소재 비교표
각 소재별 특성과 대표 모델을 한눈에 비교해보세요
| 소재 | 대표 모델 | 무게 (프레임) | 가격대 | 주행 특성 | 추천 용도 |
|---|---|---|---|---|---|
|
크로몰리
Chromoly Steel
|
브롬톤 클래식
브롬톤 C Line
|
기준 (무거움)
약 11.6kg
|
200~300만원 |
부드러움
안정적
진동 흡수 우수
|
• 장거리 라이딩
• 투어링
• 편안함 중시
|
|
알루미늄
6061-T6 Aluminum
|
턴 Verge
다혼 K3, BYB
|
-30~40%
약 8~9kg
|
100~250만원 |
빠름
경쾌함
즉각 반응
|
• 출퇴근
• 짧은 거리
• 환승 위주
|
|
티타늄
Titanium
|
브롬톤 P Line
브롬톤 T Line
|
-40%
약 9.65kg
|
500~700만원 |
가벼움
탄성적
부식 없음
|
• 장거리 + 휴대성
• 언덕 많은 지역
• 프리미엄 지향
|
|
카본
Carbon Fiber
|
턴 Verge X11 (포크)
커스텀 모델
|
-50% 이상
약 7~8kg
|
300만원~ |
즉각 반응
최경량
충격에 취약
|
• 퍼포먼스 지향
• 실험적 선택
• 부분 적용 권장
|
예산과 용도에 따른 선택 가이드
200만원대 예산:
- 출퇴근 위주 → 다혼 K3, BYB (알루미늄)
- 주말 라이딩 → 브롬톤 C Line (크로몰리)
300~400만원대:
- 턴 Verge X11 (알루미늄 고급형)
- 브롬톤 CHPT3, P Line 중고
500만원 이상:
- 브롬톤 P Line, T Line (티타늄)
- 커스텀 빌드
정리하면:
폴딩자전거 프레임 소재는 단순히 무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주행감을 원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합니다.
제 경험을 정리하면:
- 크로몰리는 시간이 쌓일수록 애착이 가는 소재
- 알루미늄은 도시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싶을 때
- 티타늄은 무게와 감성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을 때
- 카본은 아직 실험 중
과거에는 크로몰리를 경험했지만 지금은 브롬톤 P Line을 타고 있습니다. 크로몰리의 부드러움을 좋아했지만, 티타늄과 알루미늄이 섞인 P Line은 그 감각을 유지하면서 훨씬 가볍죠. 무게는 줄었지만, 장거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여전히 브롬톤답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폴딩 메커니즘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브롬톤의 3단 접이와 턴의 버티컬 폴딩, 다혼의 리치 시스템까지. ‘어떻게 접히는가’가 왜 중요한지 실제 사용 경험과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