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생산부터 사용,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나타낸 인포그래픽으로, 녹색 화살표가 지속가능한 순환 과정을 상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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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술 | 폐배터리는 어디로 가나? [전기차 배터리 시리즈 5편]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늘 궁금했던 게 있습니다. 10년 뒤 이 배터리는 어디로 가는 거지? M340i는 엔진 수명이 다하면 폐차장 가서 철로 재활용되는데, 전기차 배터리는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최근 현대차가 배터리 재활용 인프라 확대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봤습니다. 울산에 센터를 검토 중이라고 하더군요. 테슬라는 기가팩토리 단계에서 이미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고, BMW도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i3 배터리를 ESS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폐배터리 처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오늘은 전기차 배터리가 수명을 다한 후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재활용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특히 2025년 기준 국내외 재활용 현황과 경제성까지 따져볼 예정입니다.

🔋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폐기 기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시간에 따라 100%에서 70%로 서서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으로, SOH 70% 지점을 배터리 폐기 기준으로 표시함.
전기차 배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서서히 줄어듭니다. 보통 SOH 70% 이하가 되면 교체 또는 재활용 단계로 넘어가죠.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된 그래프예요.

전기차 배터리는 언제 폐배터리가 될까요? 일반적으로 ‘SOH(State of Health) 70~80%’가 되면 차량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데이터를 보면, 테슬라 모델 3 2019년식 오너가 5년 20만km 주행 후 SOH 82%를 기록했더라고요. 이 정도면 아직 쓸만하지만, 주행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신차 때 400km 가던 차가 320km 정도밖에 못 가는 거죠.

주요 제조사별 배터리 수명 현황:

  • 테슬라: 8년 또는 19.2만km 후 70% 보증
  • 현대/기아: 10년 또는 16만km 후 70% 보증
  • BMW: 8년 또는 16만km 후 70% 보증
  • 벤츠: 10년 또는 25만km 후 70% 보증

실제로는 보증 기간이 끝나도 대부분 70% 이상을 유지합니다. 문제는 급속충전 속도가 느려지고, 겨울철 성능 저하가 심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때쯤 되면 새 배터리로 교체하거나 차를 바꾸는데, 여기서 나온 배터리가 바로 폐배터리가 됩니다.

♻️ 폐배터리 재활용 3단계 프로세스

An infographic illustrating the 3-step EV battery recycling process — diagnosis and sorting, second-life ESS application, and material recovery — in a circular loop with eco-green tones.
폐배터리가 버려지지 않고 다시 쓰이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그림이에요. 진단하고, 저장장치로 재사용하고, 다시 원자재로 돌아오는 순환 구조를 깔끔하게 정리한 이미지입니다.

1단계: 상태 진단 및 분류

폐배터리가 들어오면 먼저 잔존 용량을 측정합니다. SOH 70% 이상이면 2차 사용(Second Life)이 가능하고, 그 이하면 원자재 추출로 갑니다.

진단 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배터리 팩을 분해해서 모듈 단위로 검사하는데, 균일하지 않은 셀들을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에서는 AI 기반 진단 시스템으로 불량 셀을 95% 정확도로 찾아낸다고 하더군요.

2단계: 2차 사용 (Second Life Application)

SOH 70~80% 배터리는 ESS(에너지 저장 장치)로 재탄생합니다. 차량용으로는 부족하지만, 고정형 저장 장치로는 충분히 쓸만합니다.

실제 적용 사례:

  • 현대차 공장: 아이오닉 5 폐배터리로 2MWh급 ESS 구축 검토
  • BMW 라이프치히: i3 배터리 700개로 15MWh 저장소 운영
  • 닛산 암스테르담 경기장: 리프 배터리 148개로 3MW 백업전원 구성
  • 테슬라: 공장 단계에서 내부 재활용 체계 확립 중

국내에서는 제주도 풍력발전소에 전기차 폐배터리 ESS가 시범 운영 중입니다. 2025년 말까지 10MWh 규모로 확대한다는데, 컨테이너 10개 정도 크기라고 합니다.

3단계: 원자재 추출 (Material Recovery)

2차 사용도 어려운 배터리는 분쇄해서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추출합니다.

주요 추출 방법:

1. 건식제련법 (Pyrometallurgy)

  • 1,500℃ 고온에서 녹여 금속 추출
  • 회수율: 코발트·니켈 90% 이상, 리튬은 상대적으로 낮음
  • 장점: 대량 처리 가능
  • 단점: 에너지 소비 많음

2. 습식제련법 (Hydrometallurgy)

  • 화학 용매로 금속 분리
  • 회수율: 리튬·코발트·니켈 90% 이상
  • 장점: 고순도 추출, 리튬 회수율 높음
  • 단점: 폐수 처리 비용 발생

3. 직접 재활용 (Direct Recycling)

  • 양극재를 그대로 재생
  • 회수율: 전체 물질의 90~95%
  • 장점: 에너지 효율 높음
  • 단점: 아직 연구·실증 단계

🏭 국내외 주요 재활용 업체 현황

A world map infographic highlighting major global EV battery recycling companies — Redwood Materials in the USA, Li-Cycle in Canada, Umicore in Belgium, and Korean firms Sungil Hitech and EcoPro CnC — connected by curved lines in green and blue eco-tech tones.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미국의 레드우드 머티리얼즈, 캐나다의 라이사이클, 벨기에의 유미코어, 그리고 한국의 성일하이텍과 에코프로CNC가 대표적인 선도 기업이랍니다.

해외 선도 기업

Redwood Materials (미국)

테슬라 공동창업자 JB 스트라우벨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네바다 공장에서 연간 수만 톤 규모를 처리하며, 95% 이상 원자재 회수율을 자랑합니다. 포드, 파나소닉과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Li-Cycle (캐나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독특한 ‘스포크 앤 허브’ 방식을 씁니다. 지역별로 1차 처리(스포크) 후 중앙 공장(허브)에서 정제하는 구조인데, 물류비를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2024년 자금 이슈로 일부 허브 프로젝트가 지연되어, 2025년부터 단계적 재개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Umicore (벨기에)

유럽 최대 규모로 연간 3만 톤 이상 처리 능력을 보유했습니다. BMW, 아우디와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시스템을 구축해, 폐배터리 원료로 신규 배터리를 생산합니다.

국내 현황

성일하이텍

국내 1위 업체로 군산 공장에서 수천~만 톤대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리튬 회수율을 크게 높였습니다.

에코프로CnC

포항에 수만 톤급 공장을 2025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입니다. 특히 전구체 직접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빗켐

SK이노베이션과 합작으로 설립되었으며, 2025년부터 연간 1만 톤 수준의 처리를 목표로 합니다. 고순도 수산화리튬 생산(99% 이상)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 재활용 경제성 – 과연 돈이 될까?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리튬·코발트·니켈 등 금속을 회수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표현한 인포그래픽
폐배터리에서 다시 돈이 만들어집니다. 리튬과 코발트, 니켈 같은 금속이 재활용되어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지는 순환경제의 핵심이죠.

솔직히 가장 궁금한 부분이죠. 폐배터리 재활용이 경제성이 있을까요?

2025년 기준 주요 원자재 가격 (범위):

  • 리튬: 톤당 약 1,000~1,300만 원
  • 코발트: 톤당 약 3,000~3,500만 원
  • 니켈: 톤당 약 1,500~1,800만 원

60kWh 배터리 팩 하나에서 추출 가능한 원자재 가치는 약 150~200만 원입니다. 처리 비용이 100만 원 정도 드니까, 팩당 50~100만 원의 수익이 가능한 셈이죠.

2차 사용 ESS로 활용하면 더 큰 수익이 가능합니다. 70% 잔존 용량의 60kWh 팩은 42kWh ESS로 재활용할 수 있고, 300~400만 원에 판매됩니다. 원자재 추출보다 2~3배 수익성이 높습니다.

투자 수익성 분석 (1만 톤 규모 공장 기준):

  • 초기 투자: 약 500억 원
  • 연간 매출: 약 300억 원
  • 순이익률: 15~20%
  • 투자 회수: 7~10년 예상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될 전망입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 국내 폐배터리 11만 개, 2040년 42만 개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 환경 영향과 규제

재활용의 가장 큰 의미는 환경 보호입니다.

환경 영향 비교:

  • 신규 채굴 대비 CO₂ 배출 70% 감소
  • 물 사용량 90% 절감
  • 토양 오염 방지 (중금속 유출 차단)

특히 리튬 채굴 과정에서 톤당 약 15톤의 CO₂가 발생하지만, 재활용하면 4~5톤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리튬 염호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주요국 규제 동향:

  • EU: 2027년부터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의무화 단계 시작, 2031년까지 코발트 16%·리튬 6%·니켈 6%의 최소 재활용 함량 목표 적용.
  • 미국: IRA 45X에 따라 셀 $35/kWh, 모듈 $10~45/kWh, 리사이클 원료 등 핵심 광물 생산비의 10% 세액공제 지원.
  • 중국: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EPR) 시행으로 제조사 회수 의무 강화.
  • 한국: 2025년부터 배터리 전주기 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 재활용 의무율 단계적 상향 예정.

🚗 M340i 오너가 보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내연기관 차는 폐차할 때 간단합니다. 엔진 오일 빼고, 부품 떼어내고, 차체는 고철로 팔면 끝이죠. M340i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테고, 폐차 보상금만 받으면 됩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릅니다. 배터리가 차 값의 40%를 차지하니까, 이걸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잔존가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10년 뒤 폐배터리를 500만 원에 매각할 수 있다면, 실질적인 차량 감가는 그만큼 줄어드는 거죠.

앞으로는 “배터리 잔존가치 보증” 상품도 나올 것 같습니다. 현대차가 이미 배터리 리스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던데, 차는 사고 배터리는 빌리는 방식이죠. 이렇게 되면 전기차 초기 구매 부담도 줄고, 폐배터리 재활용도 체계화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2025년 현재 기술로도 원자재의 90~95% 회수가 가능하고, 2차 사용까지 고려하면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입니다. 폐배터리 → 원자재 추출 → 신규 배터리 제조 → 전기차 장착의 순환 구조가 완성되면, 더 이상 리튬이나 코발트 채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BMW가 2025년부터 유럽 공장에서 이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는데, 성공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 같네요.

국내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5년 500억 원 규모 K-배터리 재활용 펀드를 조성했고, 현대차·LG·SK 3사가 배터리 재활용 얼라이언스를 구축했습니다. 2030년이면 국내에서도 연간 10만 톤 이상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전기차의 진정한 친환경은 배터리 재활용에서 완성됩니다. 생산-사용-재활용의 전 과정이 지속가능해야 진짜 탄소중립이 실현되는 거죠.

M340i를 타는 저도 언젠가는 전기차로 갈아탈 텐데, 그때쯤이면 배터리 걱정 없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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