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롬톤 부산여행 4편: 해운대 라이딩, 달맞이길의 고난과 엘시티의 감동
안녕하세요, 두 바퀴로 도시의 풍경과 감성을 기록하는 TACO입니다.
청사포 쌀국수집에서의 든든한 점심(이전 이야기 보러가기)을 마치고, 저희 부부는 브롬톤과 함께 부산의 심장, 본격적인 해운대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번 구간은 순탄치만은 않았죠. 때로는 브롬톤을 끌고 걸어야 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공사로 인해 길을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맞이고개를 넘어 도착한 해운대에서 마주한 풍경은 그 모든 수고로움을 단숨에 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저의 브롬톤 부산여행 4편은, 청사포에서 해운대까지의 여정과 그 길에서 만난 스타벅스 해운대 달맞이점에서의 소중한 휴식 이야기입니다.
🚶♂️ 1. 예상치 못한 시작, 끌바의 연속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다음 목적지는 달맞이고개를 지나 해운대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서둘러 출발했죠. 문제는 너무 맛있게 먹은 쌀국수 때문이었을까요? 배가 불러서 몸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더군요.
좁은 도로에 이동 차량이 많다는 이유로 일단 **’끌바’**를 시전합니다. 브롬톤 오너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이 귀여운 표현은 ‘끌고 가기’의 줄임말이죠. 접이식 자전거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부담 없이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걸어가는 길에 눈에 띈 것은 블루라인파크의 해변열차가 다니는 선로 바로 위로 운행되는 스카이캡슐이었습니다. 2~4인용 열차가 앙증맞게 귀엽게 지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다만 편도 2인 35,000원이라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 2. 카카오맵의 함정, 데크길의 배신
카카오맵에서 이동수단을 자전거로 설정해 검색하니, 달맞이고개까지의 단축길이라며 **그린레일웨이(데크길)**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이 있었죠. 데크길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끌고 가기로 했습니다. 날씨가 더워 최대한 그늘진 곳으로 걸었는데, 중간중간 해변열차가 지나갈 때면 인증샷을 찍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하지만 300~400m 정도 걸었을까요? 이게 웬일인지 공사 중이라며 데크길이 차단되어 있었습니다.

등산로로 우회하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우회도로는 완전한 산길이었습니다. 브롬톤과 함께하기에는 도저히 무리였죠.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힘들게 걸어왔는데, 이 순간 정말 힘이 쭉 빠지더군요.
↩️ 3. 되돌아가는 길, 브롬톤과의 인내심 테스트
결국 다시 청사포 쪽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 했습니다. 오늘처럼 더운 날 자전거를 끌면서 300m를 걷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어요. 이럴 때 브롬톤의 가벼움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일반 자전거였다면 훨씬 더 힘들었을 테니까요.
데크길을 벗어나 계속 끌바를 하며 달맞이고개로 향했습니다. 외장 4단으로 개조된 브롬톤이지만, 오르막을 오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죠.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고 갈 길은 먼데, 와이프는 벌써 힘들어서 못 가겠다고 징징거리는 중이었습니다.

☕ 4. 스타벅스 해운대 달맞이점에서의 달콤한 휴식
그래도 서로를 어르고 달래가며 겨우 스타벅스 해운대 달맞이점까지 도착했습니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죠.

화창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며, 오가는 차들을 한없이 쳐다봤어요. 야외 테이블에 앉아 땀을 흘린 후 마시는 시원한 아이스라떼와 딸기라떼는 정말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습니다.
브롬톤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즉흥적인 휴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획에 없던 카페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이 때로는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되거든요.

충분히 쉬었으니 이제 다시 출발해 볼 시간입니다. 멀리 엘시티 빌딩의 엄청난 위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 5. 해운대의 랜드마크, 엘시티와의 만남
어느덧 해운대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멀리서도 너무나 쉽게 눈에 띄던 엘시티 빌딩에 도착하자마자 사진부터 찍었어요. 이 거대한 건물의 위용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엘시티 빌딩은 해운대에 위치한 3개의 마천루 단지입니다. 50m 앞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고, 2km 떨어진 곳에는 마린시티가, 그리고 4km 떨어진 곳에는 센텀시티가 있죠. 해운대 일원을 국제적 관광 휴양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3년 착공하여 2019년 완공되었습니다.
1개의 랜드마크 타워와 2개의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101층의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는 123층의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한없이 뒤로 젖혀 올려다보니 정말 대단한 규모더군요.
🏖️ 6. 해운대 라이딩의 완성, 해변에서의 특별한 브롬톤 체험
너무나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이제는 평화로움을 주고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 저희는 해변 중심으로 이동해서 브롬톤과 함께하는 해변 라이딩을 즐겼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해변가에서는 라이딩이 금지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자유로웠어요.

부산 여행에 색다른 재미를 준 브롬톤과 함께 해운대를 떠나기 전, 몇 장의 사진을 더 남겼습니다. 빨간색 영문 해운대 조형물을 배경으로, 그리고 웅장한 엘시티 빌딩을 배경으로 저희의 브롬톤 CHPT3 V4, 레이싱그린 M4L과 함께 인증샷을 남겼죠.

이렇게 청사포에서 해운대까지의 여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예상보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 7. 마무리하며: 예상치 못한 여정이 주는 진짜 여행의 맛
청사포에서 해운대까지의 이번 구간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의 진면목을 보여준 시간이었습니다. 막힌 길, 뜨거운 날씨, 예상보다 긴 끌바의 연속… 하지만 바로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브롬톤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스타벅스 해운대 달맞이점에서의 달콤한 휴식과 해운대에서 마주한 웅장한 풍경들은 그 모든 수고로움을 보상해주고도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도 브롬톤과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유연한 대처가 인상적이었어요.
다음 편에서는 해운대에서 부평깡통시장을 거쳐 부산역까지, 저희 브롬톤 부산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전해드릴게요. 부산의 마지막 맛과 정취를 만끽하고 대구로 돌아가는 아쉬운 이별의 순간들까지, 두 바퀴가 선사한 완벽한 부산 여행의 대미를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