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의 참가자들이 런던 거리에서 브롬톤을 타고 즐겁게 달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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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 왜 정장을 입고 달릴까?

안녕하세요, TACO입니다.

브롬톤 타면서 여러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다 보면 꼭 한 번씩 보게 되는 사진이 있습니다. 정장 입은 사람들이 브롬톤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요.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뭐지? 코스프레?” 싶었거든요. 근데 알고 보니 이게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Brompton World Championship, BWC)이라는 공식 대회더라고요.

정장 입고 자전거 경주라니. 처음엔 그냥 재미로 하는 이벤트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이 대회가 단순히 ‘재밌는 컨셉’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브롬톤의 정체성, 그리고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긴 대회였죠.

오늘은 왜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참가자들이 정장을 입고 달리는지, 그 이유와 배경을 정리해봤습니다. 브롬톤 오너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이란?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BWC)은 매년 열리는 브롬톤 공식 국제 대회입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시작됐고, 지금은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예선과 본선이 진행되죠. 한국에서도 2018년부터 예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참가자들이 출발선에서 접힌 자전거를 펼치는 장면
신호와 함께 접힌 브롬톤을 펼치고 달려 나가는 순간이에요. 이 장면이야말로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을 상징하죠.

대회 형식은 간단합니다. 접힌 브롬톤을 들고 출발선에 섭니다. 신호와 함께 자전거를 펼치고, 약 8~16km 구간을 달려 결승선을 통과하면 됩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평범한 자전거 경주 같지만, 이 대회에는 한 가지 독특한 규칙이 있습니다.

정장 착용 의무.

재킷과 넥타이, 구두까지. 완벽한 비즈니스 정장 차림으로 달려야 합니다. 이게 단순히 ‘재밌어 보여서’ 만든 규칙이 아닙니다. 여기엔 브롬톤이라는 브랜드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 정장을 입는 이유 1: 브롬톤의 정체성

브롬톤은 도시 한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입니다. 1975년 앤드류 리치가 런던 풀럼의 작은 아파트에서 처음 설계했을 때부터, 브롬톤의 목표는 명확했죠. “접어서 들고 다니며, 대중교통과 결합할 수 있는 자전거.”

런던의 직장인들이 아침에 정장 입고 지하철 타듯, 브롬톤도 그 일상의 일부가 되길 원했습니다. 출근길에 자전거 타고, 지하철 탈 땐 접어서 들고, 회사 도착하면 책상 밑에 보관하고. 이게 브롬톤이 그린 도시 라이프스타일입니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에서 정장 차림의 참가자들이 도심 코스를 힘차게 달리는 모습
브롬톤은 도시의 일상 위를 달립니다. 출근길이든 대회든, 늘 같은 리듬으로요.

월드 챔피언십에서 정장을 입는 건 바로 이 정체성을 보여주는 겁니다. “자전거는 스포츠 장비가 아니라 일상의 도구다.” 브롬톤은 레이싱 바이크가 아닙니다. 퇴근 후 맥주 한 잔 하러 가는 길, 주말 카페 가는 길에 타는 자전거죠.

정장 입고 달리는 모습은 이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 정장을 입는 이유 2: 평등한 경쟁

프로 사이클 대회는 장비 싸움입니다. 몇백만 원짜리 카본 프레임, 공기역학 휠, 전자식 변속기. 0.1초를 줄이기 위해 장비에 수천만 원을 쏟아붓죠.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은 정반대입니다. 모든 참가자가 브롬톤을 타고, 정장을 입습니다. 물론 브롬톤도 모델별 무게 차이가 있긴 하지만(티타늄 vs 스틸), 그 차이는 고작 2~3kg입니다. 정장 착용 규칙 때문에 공기역학적 이점도 거의 없죠.

정장 차림의 참가자들이 브롬톤을 타고 속도를 내며 경주 중인 모습
장비보다 실력, 그게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의 룰이에요. 정장을 입고 달려도 진심은 가볍지 않죠.

결국 승부는 라이더의 체력과 전략으로 갈립니다. 브롬톤을 얼마나 빨리 펼치는지, 언덕 구간을 어떻게 공략하는지, 마지막 스퍼트를 어디서 터뜨리는지. 순수하게 실력으로 겨루는 겁니다.

정장은 이 평등함을 보장하는 장치입니다. 누구도 공기역학 저지를 입거나, 에어로 헬멧을 쓸 수 없으니까요.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출발합니다.

🎭 정장을 입는 이유 3: 유머와 커뮤니티

솔직히 정장 입고 자전거 타는 건 웃깁니다. 특히 언덕 오를 때 재킷이 펄럭이고, 넥타이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은 진지하면서도 어딘가 우스꽝스럽죠.

근데 브롬톤은 이 유머를 즐깁니다.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자전거 타는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 이게 브롬톤 커뮤니티의 분위기입니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참가자들이 화려한 정장과 모자를 쓰고 웃으며 달리는 장면
누가 더 빠르냐보다 누가 더 즐기느냐가 중요하죠. 이렇게 유쾌한 대회, 세상에 또 있을까요?

대회 현장에 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들 웃으면서 준비하고, 사진 찍고, 서로 응원합니다. 정장 코디 자랑하는 사람도 있고, 독특한 넥타이로 개성을 뽐내는 사람도 있죠. 경쟁보다는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이게 브롬톤이 만들고 싶었던 문화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게 부담스럽거나, 전문적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그냥 재밌게, 일상처럼 타면 된다는 거죠.

🌍 전 세계로 퍼진 브롬톤 문화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참가자들이 시상식 무대에서 브롬톤 자전거를 들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하하는 모습
런던, 뉴욕, 도쿄, 서울… 어디서든 이 열정은 같아요. 브롬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웃는 순간입니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은 이제 런던을 넘어 전 세계 도시에서 열립니다. 뉴욕, 도쿄, 상하이, 서울. 각 도시마다 예선전이 있고, 우승자들은 본선에 초대받습니다.

재밌는 건 각 도시마다 로컬 특색이 담긴다는 겁니다. 일본 대회에선 기모노 차림도 보이고, 한국 대회에선 한복 입은 참가자도 있었죠. 정장이라는 기본 룰은 지키되,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이 덕분에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은 단순한 자전거 경주를 넘어, 글로벌 커뮤니티 축제가 됐습니다. 세계 각지의 브롬톤 오너들이 모여 자전거를 접고 펴고, 함께 달리고, 맥주 한 잔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죠.

정장은 이 모든 걸 하나로 묶는 공통 언어입니다.

🤔 정장 입고 달려봐야 아는 것들

저도 언젠가 한번 참가해보고 싶습니다. 직접 정장 입고 브롬톤 타고 달려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거든요.

대회 참가자들 후기를 보면, 생각보다 정장이 불편하진 않다고 합니다. 물론 사이클 져지보다 공기저항이 크긴 하지만, 8~16km 정도는 충분히 달릴 만하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재킷 때문에 땀이 덜 보인다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구두가 제일 힘들다는 평이 많습니다. 페달 밟을 때 발이 미끄러지기도 하고, 오래 타면 발바닥이 아프다고 하죠. 그래서 일부 참가자들은 정장 구두처럼 생긴 사이클링 슈즈를 신기도 합니다. 룰 위반은 아니니까요.

넥타이는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바람에 날려서 체인에 걸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넥타이 핀으로 고정하거나, 짧은 넥타이를 선택합니다.


정리하면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에서 정장을 입는 건 단순한 컨셉이 아닙니다. 브롬톤의 철학, 평등한 경쟁, 그리고 유머러스한 커뮤니티 문화가 모두 담긴 규칙입니다.

자전거는 운동 장비가 아니라 일상의 도구다. 누구나 쉽게, 재밌게 탈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진지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게 브롬톤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정장 입고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게 뭐야?“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겁니다. 저 사람들은 그냥 경주하는 게 아니라, 브롬톤의 라이프스타일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니까요.

언젠가 저도 정장 입고 브롬톤 타고 달려보고 싶습니다. 그때 되면 또 이야기 남기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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