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340i 트렁크 내부에 완벽하게 수납된 브롬톤 접이식 미니벨로 자전거와 헬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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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바이크 대신 브롬톤을 타는 이유: 속도보다 공간 (M340i 오너의 선택)

트렁크에 자전거를 싣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상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TACO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평속 30km/h를 목표로 달리던 로드바이크를 내려놓고, 미니벨로인 브롬톤(Brompton)을 주력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속도 중심의 라이딩에서 일상과 여행 중심의 라이딩으로 변화한 과정, 그리고 BMW M340i 오너로서 느끼는 브롬톤의 실질적인 장점을 가감 없이 공유합니다.

과거에는 저도 라이딩의 중심에 ‘속도’가 있었습니다. 주말이면 쫄쫄이(빕숏)를 챙겨 입고 기록 단축에 목을 맸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 로드바이크가 주는 쾌감보다, 준비 과정의 번거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아마 저처럼 “이제 좀 편하게 즐기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4050 라이더분들이라면, 이 이야기에 꽤 공감하실 겁니다.

🚴 로드바이크에서 브롬톤으로 넘어온 이유: 기록보다 ‘여유’

2015년 즈음, 저는 스페셜라이즈드 벤지(Venge)와 함께였습니다. 에어로 프레임이 주는 공격적인 디자인, 페달을 밟는 대로 튀어 나가는 직결감은 분명 훌륭했습니다. 주말마다 스트라바(Strava) 세그먼트 기록을 갱신하려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운동’이라는 목적성이 강박으로 변하더군요. 목적지까지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가는 길에 무엇을 보느냐가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브롬톤은 바로 그 지점에서 해답을 주었습니다. 로드바이크가 ‘스포츠’라면, 브롬톤은 ‘여행’이자 ‘생활’입니다.

벤치에 여유롭게 주차된 브롬톤 미니벨로와 그 뒤로 빠르게 지나가는 로드바이크 라이더의 대비되는 모습
스쳐 지나가는 로드바이크 라이더와 벤치에 멈춰 선 브롬톤. 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이 한 장의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 브롬톤이 BMW M340i 오너에게 최고의 선택인 이유

차를 BMW M340i로 기변하면서 로드바이크 적재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M340i는 달리기 성능이 출중한 스포츠 세단이지만, 구조상 로드바이크를 싣기엔 한계가 명확합니다. 앞바퀴를 탈거하고 뒷좌석을 폴딩하거나, 풍절음을 감수하고 루프 캐리어를 올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반면 브롬톤은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브롬톤을 접었을 때의 규격은 가로 585mm, 높이 565mm, 폭 270mm에 불과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기내용 캐리어보다도 작은 수준입니다.

M340i의 트렁크 용량은 제원상 480리터입니다. 입구가 다소 좁은 세단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브롬톤 두 대가 여유 있게 들어갑니다. 심지어 헬멧과 가방 같은 용품을 넣을 공간도 있습니다.

BMW M340i 트렁크 안쪽에 깊숙하게 적재된 브롬톤 자전거와 헬멧, 그리고 넓게 남은 여유 공간
브롬톤 한 대를 깊숙이 밀어 넣으면 앞 공간이 이만큼이나 남습니다. 두 대 적재도 충분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죠.

속도를 포기하는 대신, ‘언제 어디서든 꺼낼 수 있는 기동성’을 얻은 셈입니다. 트렁크에 늘 실려 있으니, 드라이브를 하다가 풍경 좋은 곳이 나오면 바로 꺼내서 탈 수 있다는 점은 로드바이크로는 불가능한 경험입니다.

👔 4050 라이더에게 브롬톤이 적합한 이유: 복장의 해방

로드바이크를 탈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역시 복장입니다. 클릿 슈즈에 헬멧, 고글까지 착용하면 편의점 하나 들어가기도 민망할 때가 있습니다. “나 운동 중이야”라는 표식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편안한 일상복과 스니커즈를 착용하고 브롬톤 미니벨로 자전거를 타며 공원을 여유롭게 달리는 두 사람
빕숏 대신 편한 바지와 스니커즈를 신고 달립니다. 복장이 편하니 마음도 한결 가볍습니다. 언제든 멈춰 서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죠.

브롬톤은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에 셔츠, 그리고 편한 스니커즈면 충분합니다. 라이딩 중에 예쁜 카페를 발견하면 고민 없이 들어가 커피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반으로 접어 테이블 옆에 두면 그만입니다.

이 작은 차이가 라이딩의 질을 바꿉니다. 운동이라는 목적성이 일상의 연장으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체력적인 부담은 줄이고, 감성적인 만족감은 높이고 싶은 4050 세대에게 이만한 취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로드바이크 vs 브롬톤: 라이프스타일 비교 분석

제가 직접 두 장르를 깊게 경험해 보며 느낀 차이점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단순히 스펙 비교가 아니라, 실제 오너 입장에서 체감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차이입니다.

구분 로드바이크 (Road Bike) 브롬톤 (Brompton)
주행 목적 속도, 운동, 기록 경쟁 여유, 산책, 이동 수단
적재/보관 전용 캐리어 필요, 공간 차지 큼 책상 밑, 소형차 트렁크 수납 가능
복장 져지, 빕숏, 클릿슈즈 필수 일상복, 비즈니스 캐주얼 가능
유지 관리 미세한 세팅에 민감함 단순한 내장 기어 구조, 내구성 우수
피로도 전신 근육 사용, 고강도 엉덩이 통증 외엔 편안함
사진 촬영 주행 중 촬영 어려움 가다가 서서 촬영하기 매우 용이

표에서 보시듯, 두 자전거는 지향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과거의 제가 ‘수행 능력’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일상과의 조화’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 라이카 카메라와 브롬톤의 조합

제 블로그를 자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라이카(Leica)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즐깁니다. 로드바이크를 탈 때는 카메라를 메고 타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등 뒤에 땀이 차는 건 둘째치고, 낙차 시 고가의 장비 파손 위험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라이카 수납이 가능한 프론트백을 장착한 왼쪽 브롬톤과 휴대폰용 소형 스템백만 장착하여 가볍게 세팅한 오른쪽 브롬톤
왼쪽 자전거처럼 프론트백을 달면 무거운 카메라도 거뜬하고, 오른쪽처럼 작은 파우치만 달면 휴대폰 하나 넣고 가볍게 떠날 수 있습니다. 그날의 목적에 맞춰 자유롭게 세팅할 수 있죠.

브롬톤은 핸들바에 전용 프론트백을 달거나, 크로스백을 메고 타기에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가다가 빛이 좋은 풍경이 보이면 바로 멈춰 서서 셔터를 누릅니다.

특히 브롬톤의 클래식한 디자인은 그 자체로 훌륭한 피사체가 되어줍니다. M340i 옆에 툭 던져 놓고 찍어도, 주변 벤치에 세워두고 찍어도 그림이 됩니다. 기록을 남기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완벽한 파트너를 찾기 힘듭니다.

🚇 대중교통 연계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

로드바이크로 장거리 라이딩을 갔다가 체력이 방전되거나 기체 트러블이 생기면 난감해집니다. 평일 지하철 점프는 불가능하고, 택시를 부르기도 애매하니까요.

반면 브롬톤은 “힘들면 접어서 지하철 타지 뭐” 또는 “택시 트렁크에 싣고 복귀하자”라는 심리적 보험이 확실합니다. 이 믿는 구석이 있으니 낯선 길도 두려움 없이 가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부산 여행을 갔을 때, KTX에 브롬톤을 싣고 내려가 해운대를 누볐던 기억은 로드바이크로는 절대 할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 [관련 글] 브롬톤 부산 여행 보러 가기

부산 지하철 객차 안에서 접힌 브롬톤을 휴대하고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라이더의 모습
가방 하나 크기로 접히니 지하철 구석에 서 있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이 ‘믿는 구석’ 덕분에 장거리 라이딩도 두렵지 않죠.

❓ 브롬톤 입문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FAQ

입문을 망설이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 3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Q. M340i 트렁크에 넣을 때 차에 흠집(기스) 안 나나요?
브롬톤은 접었을 때 기름때가 묻은 체인과 기어가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트렁크 내장재나 차체에 기름이 묻거나 긁힐 염려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보호를 위해 얇은 담요를 깔거나 브롬톤 전용 커버 씌우기 또는 트렁크 매트를 까는 것을 추천합니다.

Q. 로드바이크 타다 넘어가면 답답하지 않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첫 일주일은 페달을 밟아도 자전거가 안 나가는 느낌에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속도’라는 강박을 내려놓고 평균 시속 10~15km 정도로 주변을 구경하며 타니, 로드바이크로는 느끼지 못했던 여유가 찾아오더군요. 운동 강도가 부족하다 싶으면 주변의 업힐 코스를 섞으면 충분히 땀이 납니다.

Q. 브롬톤 모델 종류가 많던데 추천 모델은?
입문용으로는 가장 표준적인 ‘C라인 익스플로어(6단)’를 추천합니다. 전천후로 타기 가장 좋습니다. 만약 M340i 오너처럼 퍼포먼스와 장비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경량화 모델인 ‘P라인(4단)’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물론 로드바이크가 주는 짜릿한 속도감과 성취감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가끔은 그 폭발적인 질주가 그립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제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M340i와 라이카라는 다른 취미들과의 공존을 생각했을 때 브롬톤은 가장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선택입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면 보지 못했을 풍경들을, 이제는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온전히 눈에 담고 있습니다. 혹시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자전거 타는 게 좀 부담스러운데…”라고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속도를 조금 늦춰보시는 건 어떨까요?

느리게 가는 만큼, 보지 못했던 세상의 디테일들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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