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츠 AMG C63 4기통 전환, 왜 실패했나? 출시 2년 반이 지난 지금 벌어진 일들
“680마력의 괴물. 하지만 고객은 떠났다. AMG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안녕하세요, M340i 오너 TACO입니다.
2022년 말,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벤츠 AMG C63이 V8을 버리고 4기통으로 간다는 소식이었죠. 당시 커뮤니티 반응은 “설마 진짜?” 일색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V8 엔진을 버리고 2.0L 4기통으로 간다니, 믿기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2년 반이 지난 지금,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최근 모터1의 보도를 보니 AMG 책임자가 직접 “고객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판매량은 예상보다 훨씬 더 참담했고, 벤츠는 결국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판매가 시작된 지 약 2년 반, 이 ‘실험’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오늘은 AMG C63의 4기통 전환 실패 사례를 통해 다운사이징의 명암과 브랜드 정체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AMG C63, 어떻게 바뀌었나?
먼저 뭐가 어떻게 바뀐 건지 정리하고 넘어가야겠죠.

구형 C63 (~2022년)
- 엔진: 4.0L V8 트윈터보
- 최고출력: 503마력 (S 모델 기준)
- 사운드: 그 유명한 AMG V8 사운드
- 정체성: ‘작은 차에 큰 엔진’ 콘셉트
신형 C63 (2023년~)
- 엔진: 2.0L 4기통 터보 + 전기모터
- 최고출력: 680마력 (시스템 합산)
- 사운드: … 글쎄요
- 정체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치상으로만 보면 오히려 더 좋아졌습니다. 출력은 177마력이나 더 높아졌고, 0-100km/h 가속은 더 빨라졌죠. 그런데 문제는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 출시 2년 반, 처참한 판매 실적
모터1과 여러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독일 본토 (2023년 기준)
여러 딜러들이 입을 모아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표현했습니다. 정확한 판매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독일 자동차 포럼과 딜러 인터뷰에서는 극도로 낮은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언급됐죠.
영국 시장 (2024년 초 기준)
Motor1 UK의 보도에 따르면 도입 초기 등록 대수가 극도로 적었습니다. 일부 차량은 등록 직후 짧은 주행거리 상태로 중고 시장에 등장했다고 하네요. 출시 1년이 넘었는데도 길에서 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미국 시장 (2024년 하반기)
Automotive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여러 딜러가 10,000달러(약 1,410만 원) 규모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리스 비용을 월 300달러씩 깎아주는 조건까지 내걸었죠. 그럼에도 재고가 잘 안 빠진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반면 경쟁 모델인 BMW M3 Competition은?
- 독일 시장 가격: 100,300유로(약 1억 4,200만 원)
- 3.0L 직렬 6기통 엔진 유지
- 연간 판매량은 C63의 수십 배 수준으로 추정
💔 왜 고객들은 등을 돌렸을까?
2025년 1월, AMG의 CEO 마이클 쉬베는 Car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마침내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일부 충성 고객들이 새로운 콘셉트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며, V8 엔진 팬들을 잃었다는 점을 시인한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V8을 빼서”만은 아니었습니다.

1. 정체성의 상실
C63의 핵심은 “작은 차에 큰 엔진”이라는 콘셉트였습니다. 세단 크기는 콤팩트하지만, 엔진만큼은 S클래스급 V8을 우겨넣는 것. 그게 AMG C63의 정체성이었죠.
그런데 2.0L 4기통? 아무리 전기모터를 붙이고 680마력을 낸다 해도, 이건 C63이 아닙니다. 하위 모델인 C43도 4기통인데, 그럼 C63과 뭐가 다른 건가요? 숫자만 다른 건가요?
2. 사운드의 부재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AMG V8 사운드는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시동 걸 때 터져 나오는 저음, 고속도로에서 스로틀 밟을 때 터지는 배기음. 이게 C63의 반이었죠.
4기통 터보 + 전기모터는? 조용합니다. 출력은 더 세지만, 감흥이 없습니다. Motor1의 테스터는 파워트레인이 감정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이 평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3. 무게 증가
- 구형 C63: 1,690kg
- 신형 C63: 2,129kg
무려 439kg이나 쪄버렸습니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때문이죠. 출력은 올랐지만, 민첩성은 떨어졌습니다. 숫자상 0-100km/h는 빠르지만, 코너링에서의 느낌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4. 가격 경쟁력 상실
독일 시장 기준 C63 S E Performance는 114,888유로(약 1억 6,200만 원)인 반면, BMW M3 Competition xDrive는 100,300유로(약 1억 4,200만 원)입니다. 약 14,000유로(약 2,000만 원) 차이죠.
더 비싸면서, 실린더는 줄고, 무게는 늘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이유가 없죠.
5. 실용성 문제
PHEV 시스템 때문에 트렁크 용량이 대폭 줄었습니다. 배터리가 뒤쪽을 차지하면서 적재 공간이 희생됐죠. 특히 왜건 모델의 경우 360L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패밀리카로도 쓰기 애매해진 거죠.
🔧 벤츠의 방향 선회
실제 판매가 시작된 지 약 2년 반이 지난 지금, 벤츠는 결국 방향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5월, Autocar는 벤츠가 원래 CLE63에도 같은 4기통 PHEV를 얹으려 했지만, C63의 판매 부진을 보고 계획을 변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LE63은 다시 V8 엔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더 흥미로운 건 AMG CEO의 태도 변화입니다. 2023년 Top Gear와의 인터뷰에서는 “C63은 앞으로도 4기통으로 갈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2024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R&D 책임자 마쿠스 셰퍼는 “고객이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습니다.
결국 시장의 반응이 너무 냉혹했던 거죠. 2년 반간의 실험은 실패로 결론이 났고, 벤츠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 다운사이징의 함정
벤츠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환경 규제죠. EU의 CO2 배출 기준은 해마다 강화되고 있고, V8 엔진으로는 그 기준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다운사이징 + 전동화였는데, 문제는 고객들이 원한 건 그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특히 C63 같은 고성능 모델을 사는 사람들은 환경보다 감성을 사는 거거든요. 출퇴근용 차가 아니라 주말에 드라이브 나가서 즐기려고 사는 차입니다. 그런데 그 감성을 다 빼버리고 “이게 더 빠르고 친환경이에요”라고 설명한다고 마음이 움직일까요?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증명했습니다. 안 통한다고요.
🏁 개인적 생각
M340i 오너로서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전 M340i 리뷰에서 고성능차의 ‘감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 번 강조했었죠.
물론 전동화는 가야 할 길입니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가야죠. C43을 4기통 PHEV로 만들고, 시장 반응을 보고, 그 다음에 C63을 바꿔도 늦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한 번에 V8을 빼고 4기통을 넣으니까, 브랜드 정체성이 무너진 거예요. AMG는 50년 넘게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단번에 깨트려버렸습니다.
BMW는 조금 더 영리하게 가고 있습니다. M3는 여전히 6기통이고, M5는 V8에 PHEV를 더했죠. 출력도 올리고 전동화도 하면서, 기존의 감성은 최대한 유지하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벤츠도 2년 반의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 같습니다. CLE63에 V8을 다시 넣는다는 건, 결국 시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거니까요.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정리하면
유럽 출시 후 2년 반이 지난 지금, 벤츠 AMG C63의 4기통 전환은 기술적으로는 성공이지만 상업적으로는 완전한 참패로 결론이 났습니다.
680마력이라는 인상적인 출력, 3초대 제로백 성능은 분명 놀라운 수치입니다. 하지만 고성능차를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V8 사운드, 브랜드 정체성, 운전의 감성. 이 모든 것이 사라지면서 C63은 그저 빠른 차가 되어버렸죠.
게다가 무게는 439kg이나 늘어났고, 가격은 경쟁 모델보다 2,000만 원 가까이 비싸졌으며, 트렁크 공간까지 희생됐습니다. 실용성과 감성, 가격 경쟁력 모두를 잃은 셈이죠.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독일에서는 딜러들이 “거의 안 팔린다”고 표현했고, 영국에서는 극소수만 등록됐으며, 미국에서는 1만 달러를 깎아주는 파격 조건에도 재고가 쌓여갔습니다. 시장은 이미 답을 내린 거예요.
환경 규제 때문에 다운사이징과 전동화가 필요하다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50년 넘게 쌓아온 AMG의 브랜드 정체성을 단번에 바꾸려 한 건 너무 성급했죠. 단계적으로 접근했다면,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조정했다면, 이렇게까지 참담한 결과는 아니었을 겁니다.
다행인 건 벤츠가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2년 반이라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배운 교훈이 아깝긴 하지만, 늦지 않게 깨달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닙니다. 특히 고성능차는 더욱 그렇죠. 숫자로만 승부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감성, 사운드, 브랜드가 주는 경험.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진짜 고성능차가 되는 거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680마력 4기통 하이브리드 vs 503마력 V8, 같은 가격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