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후지필름 GFX100 II 중형 vs 풀프레임 비교 — 왜 중형이 다시 주목받는가
라이카 M10-R을 메인으로 쓰면서 레인지파인더 특유의 감성과 절제된 촬영에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극한의 디테일이 주는 전율이 궁금할 때가 있더라고요. 특히 후지필름의 플래그십 GFX100 II는 그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괴물 같은 스펙을 가지고 있죠.
풀프레임 카메라들이 상향 평준화된 2025년, 과연 1,000만 원이 넘는 중형 바디는 어떤 차별화된 경험을 줄까요? 단순히 센서가 크다는 것만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M10-R로 스냅을 찍다가도, 광활한 풍경 앞에 서면 문득 “이 장면을 최대한의 디테일로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상업 사진이나 대형 인화를 고려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중형 포맷이라는 선택지가 여전히 유효한지, 아니면 이제는 풀프레임 고화소 바디로 충분한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죠.
오늘은 휴대성을 포기하고서라도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GFX100 II를 중심으로 중형과 풀프레임을 냉정하게 비교해보려 합니다. 기술적 우위부터 실사용 경험, 그리고 투자 가치까지 꼼꼼히 따져보겠습니다.
📷 GFX100 II 센서 크기 비교(중형 vs 풀프레임 vs APS-C)

1억 화소 고속 센서의 의미
GFX100 II에 탑재된 1억 200만 화소 고속(HS) 센서는 스펙부터 남다릅니다. 43.8 x 32.9mm 크기로 풀프레임(36 x 24mm)보다 약 1.7배 큰 면적이죠. 이론적으로는 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풍부한 계조 표현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본 감도가 ISO 80부터 시작한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풀프레임이 ISO 100부터 시작하는 것과 대비됩니다. 이 낮은 기본 감도와 중형 센서의 조합은 풍경 사진이나 스튜디오 조명 촬영에서 노이즈 없는 깨끗한 암부와 깊이 있는 계조를 만들어냅니다.
| 항목 | 중형(GFX100 II) | 풀프레임(소니 A7RV) |
|---|---|---|
| 센서 크기 | 43.8 x 32.9mm | 36 x 24mm |
| 유효 화소 | 약 1억 200만 | 약 6,100만 |
| 기본 ISO | ISO 80-12800 | ISO 100-32000 |
| RAW 비트 심도 | 16bit | 14bit |
| 다이내믹 레인지 | 약 15스톱 | 약 14스톱 |
16bit RAW의 위력
16bit RAW 파일이 품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보정 관용도 측면에서 풀프레임과 확실한 ‘급’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극단적으로 언더/오버된 영역도 복구 가능한 범위가 넓죠. 상업 사진에서 클라이언트가 “좀 더 밝게”, “좀 더 어둡게” 요구할 때 여유롭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실사용에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작업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웹이나 SNS용 이미지로 축소하면 그 차이는 상당히 줄어들죠. 중형 센서의 진가는 대형 인화나 극단적인 크롭이 필요한 작업에서 드러납니다.
⚙️ GFX GF 렌즈 라인업 분석(2025) — 선택 폭 vs 해상력 차이

선택의 폭은 좁다
후지필름의 GF 렌즈군은 2025년 현재 약 20여 종입니다. 수백 종에 달하는 풀프레임(소니 E마운트, 캐논 RF마운트 등) 렌즈 라인업에 비하면 확실히 부족합니다. 특히 초망원 렌즈나 저렴한 서드파티 렌즈의 부재는 아쉬운 점입니다.
야생동물 촬영이나 스포츠 사진처럼 400mm 이상의 초망원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풀프레임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GF 렌즈 중 가장 긴 초점거리는 GF 250mm F4(약 300만 원)인데, 풀프레임 환경으로 환산하면 약 200mm 정도밖에 안 되니까요.
하지만 ‘급’이 다르다
그럼에도 GF 렌즈는 하나하나가 1억 화소를 감당하도록 설계된 고해상도 렌즈입니다. 특히 GF 110mm F2나 신형 GF 55mm F1.7 같은 렌즈가 보여주는 공간감은 ‘배경을 날린다’는 개념을 넘어 피사체와 배경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듯한 입체감을 선사합니다.
이는 단순히 F값이 낮아서 생기는 아웃포커싱과는 질감이 다릅니다. 중형 센서의 물리적 크기가 만들어내는 얕은 심도의 질이 다르죠. GF 80mm F1.7을 풀프레임으로 환산하면 약 63mm F1.3 정도의 보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만만치 않다
GF 렌즈는 가격대가 높습니다. GF 32-64mm F4 R LM WR 같은 표준 줌이 약 300만 원, GF 110mm F2 R LM WR은 약 350만 원을 호가합니다. 풀프레임 렌즈 대비 1.5~2배 비쌉니다. 시스템 전체 구축 비용을 생각하면 진입 장벽이 꽤 높은 편이죠.
🎯 GFX100 II AF 성능 리뷰 — 피사체 인식·동체 추적 개선

AI 기반 피사체 검출
과거 중형 카메라는 “느리고 답답하다”가 정설이었습니다. 하지만 GFX100 II는 다릅니다. AI 기반 피사체 검출 AF가 탑재되어 인물은 물론 동물, 자동차, 비행기까지 쾌적하게 잡아냅니다. 위상차 AF 픽셀을 대폭 늘리면서 초점 속도도 많이 개선되었죠.
연사 속도는 전자 셔터 기준 최대 8fps입니다. 풀프레임 플래그십(소니 A1의 30fps, 캐논 R3의 30fps)에 비하면 여전히 느립니다. 스포츠나 야생동물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물, 풍경, 상업 사진에서는 충분히 쓸 만한 속도입니다.
944만 화소 EVF의 압도감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944만 도트의 고해상도 EVF(전자식 뷰파인더)**입니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순간, 마치 광학식 뷰파인더를 보는 듯한 선명함에 놀라게 됩니다. 디테일이 살아있고 색감도 정확하죠.
게다가 이 EVF는 분리형 틸트 방식이라 앵글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로우 앵글이나 하이 앵글 촬영 시 무리한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됩니다. 촬영하는 ‘맛’을 살려주는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 GFX100 II 가격·투자 가치 분석(2025 최신)
시스템 구성 비용
이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GFX100 II는 타협 없는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가격도 상당합니다.
| 시스템 | 구성품 | 예상 비용(신품 기준) |
|---|---|---|
| 후지필름 GFX100 II | 바디 단품 | 약 1,150만 원 |
| GF 32-64mm F4 (표준 줌) | 약 300만 원 | |
| 총 합계 | 약 1,450만 원 | |
| 소니 A7RV | 바디 + FE 24-70 GM II | 약 780만 원 |
풀프레임 최고급 기종 세트보다 약 2배 가까운 비용이 듭니다. 렌즈 3개를 구성하면 2,000만 원을 훌쩍 넘기죠. 단순 취미로 접근하기엔 확실히 진입 장벽이 높은 ‘프로의 장비’입니다.
투자 대비 회수 가능성
하지만 상업적으로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광고, 패션 화보, 건축 사진 등 고품질 이미지가 필수인 분야에서는 GFX100 II의 이미지 퀄리티가 그 값어치를 합니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대형 인화나 극한의 디테일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취미로 즐기는 사진이라면 풀프레임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면 풀프레임 고화소 바디가 합리적인 선택이죠.
🔋 GFX100 II 무게·휴대성·배터리 성능 비교
1kg이 넘는 바디
GFX100 II의 무게는 배터리 포함 약 1,030g입니다. 렌즈(GF 32-64mm 약 875g)를 마운트하면 약 1.9kg에 육박합니다. 라이카 M10-R에 주미룩스 35mm를 꼈을 때(약 900g)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무게죠.
한 손으로 스냅을 찍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튼튼한 삼각대와 숄더 스트랩이 필수입니다. “오늘은 작정하고 찍겠다”는 마음가짐 없이는 들고 나가기 부담스러운 무게입니다. 종일 들고 다니는 여행 사진에는 솔직히 부적합합니다.
배터리 효율
1억 화소 센서와 고해상도 EVF를 구동하려면 그만큼 전력 소모도 큽니다. GFX100 II는 한 배터리로 약 440장(CIPA 기준)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풀프레임 최신 모델들이 600~700장을 찍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죠. 예비 배터리 2~3개는 필수입니다.
🎨 후지필름만의 색감
필름 시뮬레이션의 위력
개인적으로 GFX 시스템의 가장 큰 매력은 후지필름의 색감입니다. 노스탤직 네거티브, 리얼라 에이스, Classic Chrome 같은 필름 시뮬레이션은 JPEG 직출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줍니다. 보정에 시간 쓰기 싫을 때 정말 편할것 같더라고요.

특히 인물 촬영에서 후지 색감은 탁월합니다. 피부톤이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표현되죠. 이건 수치로 증명할 수 없는, 브랜드가 오랜 시간 쌓아온 감성적 자산입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축적된 색재현 노하우가 디지털에도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8K 영상의 가능성
GFX100 II는 8K/30p 영상 촬영도 가능합니다. 중형 포맷으로 찍는 8K 시네마틱 영상은 풀프레임이 흉내 낼 수 없는 묘한 심도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단편 영화나 광고 영상 작업을 병행하는 분들에게는 큰 메리트죠.
물론 영상 촬영 시 크롭 팩터(1.44배)가 적용되고, 발열 문제로 연속 촬영 시간에 제약이 있습니다. 영상 전문 작업용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사진 위주로 쓰면서 가끔 영상도 찍는 용도로는 충분합니다.
📊 2025 중형 카메라 시장 동향 — GFX100 II의 경쟁력
중형 시장의 변화
과거 중형 포맷은 전문가 전용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GFX50S II(약 450만 원)나 GFX100S(약 600만 원) 같은 보급형 모델이 나오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죠. 하이 아마추어나 세미 프로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GFX100 II는 그 라인업의 정점에 있습니다. 플래그십답게 타협 없는 성능을 추구하지만, 과거 하셀블라드나 페이즈원 같은 브랜드보다는 훨씬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풀프레임의 진화
반대로 풀프레임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소니 A7RV의 6,100만 화소, 캐논 R5의 4,500만 화소처럼 해상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중형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죠. 렌즈 선택의 폭, AF 속도, 연사 성능, 동영상 기능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풀프레임이 더 유리한 면도 많습니다.
결국 중형이냐 풀프레임이냐는 더 이상 기술의 우열이 아닙니다. 각자의 촬영 철학과 작업 방식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문제죠.
🤔 GFX100 II vs 풀프레임 결론 — 어떤 사용자에게 적합한가
“어떤 사진을 찍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GFX100 II가 필요한 경우:
- 상업 사진, 패션 화보, 광고 촬영
- 대형 인화가 잦은 풍경 사진
- 극한의 디테일과 계조가 필요한 작업
- 후지필름 색감을 선호하는 경우
- 크롭의 자유가 필요한 작업
풀프레임이 나은 경우:
- 스포츠, 야생동물, 액션 촬영
- 가벼운 장비로 기동성 있게 찍는 여행 사진
- 동영상 촬영 비중이 높은 경우
- 다양한 렌즈 선택지가 필요한 경우
- 빠른 연사와 AF 성능이 중요한 작업
M10-R과 GFX100 II, 완벽한 조합
개인적으로는 라이카 M10-R과 GFX100 II를 투 시스템으로 운용하는 것도 흥미로운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M10-R이 시를 쓰는 만년필이라면, GFX100 II는 정밀한 설계도면을 그리는 제도기 같습니다.
가벼운 차림으로 일상의 찰나를 기록할 땐 M10-R을, 압도적인 풍경이나 상업적 퀄리티의 인물 사진을 찍어야 할 땐 GFX100 II를 챙기는 것. 사진가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투 바디’ 구성이 있을까요?
물론, 그 무게와 가격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다면 말이죠. GFX100 II는 타협 없는 선택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카메라입니다. 중형 포맷이 만들어내는 ‘격(格)’의 차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