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TACO님. '워프 운영'입니다. 이 멋진 메인 이미지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각각의 목적에 맞춘 대체 텍스트, 제목, 캡션을 작성해 드립니다. 대체 텍스트 (Alt-Text)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검은색 라이카 M 카메라와 코닥 포트라 400 필름 롤, 그리고 샌디스크 SD 메모리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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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디지털 전환의 시작, M8과 M9 [라이카 특별 시리즈 5편]

안녕하세요, 감성과 기록을 사랑하는 TACO입니다.

우리는 지난 4편(보러가기)에서, 라이카 M3의 탄생이 어떻게 ‘레인지파인더’라는 장르를 완성시켰는지 함께 이야기 나눠보았죠.
그 완벽한 기계적 정교함은 사진가의 손과 눈,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필름의 시대에도 황혼은 찾아왔습니다. 20세기 말, 세상은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기 시작했거든요.
필름과 현상액, 암실의 붉은빛은 픽셀과 메모리카드, 모니터의 푸른빛으로 빠르게 대체되었습니다.

이 거대한 기술의 격랑 속에서, 기계식 정밀함과 아날로그 감성을 생명처럼 여겼던 라이카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오늘, 우리는 바로 그 라이카 디지털 전환이라는, 고뇌와 도전으로 가득했던 위대한 여정의 첫 페이지를 함께 넘겨보려 합니다.

1. 필름의 황혼, 라이카의 딜레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진 시장의 패권은 완전히 일본 브랜드로 넘어갔습니다. 캐논과 니콘은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과 첨단 전자 기술로 무장한 DSLR로 프로와 아마추어 시장 모두를 석권했죠.

물론 라이카도 멈춰있지만은 않았습니다.
M6 TTL과 M7은 필름 M 시스템의 정점을 찍은 걸작들이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름 카메라’의 진화였습니다. 시대의 흐름은 명백히 디지털을 향하고 있었죠.

라이카 내부의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M 시스템의 핵심은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손끝의 감각으로 초점과 조리개를 조절하는 그 ‘몰입의 경험’인데, 과연 이 경험이 디지털로 온전히 옮겨질 수 있을까요?

변화를 거부한다면 시대의 유물로 전락할 것이고, 섣불리 디지털화를 추진하면 M의 순수성을 잃을 수 있었습니다.
라이카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라이카다운 디지털**이 필요했습니다.

2. 불완전한 첫걸음, 라이카 M8

야외 목재 테이블 위에 놓인 검은색 라이카 M8 디지털 레인지파인더 카메라
2006년, 마침내 베일을 벗은 라이카 최초의 디지털 M. 익숙한 M의 모습 속에,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심장을 품은 M8의 등장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수년간의 침묵 끝에, 2006년 독일 쾰른 포토키나에서 라이카는 역사적인 모델, 최초의 디지털 M 카메라라이카 M8을 공개합니다.

✅ 2.1. 1.33x 크롭 센서의 등장

M8의 가장 큰 특징은 1.33x 크롭 팩터를 가진 APS-H 사이즈의 코닥 CCD 센서를 탑재했다는 점이었어요.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풀프레임 레인지파인더 시스템을 구현하기 어려웠던 탓에 내린 결정이었죠.

이 선택은 M 유저들에게 즉각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평생 써온 35mm 렌즈가 46mm처럼, 28mm 렌즈가 37mm처럼 작동한다는 건, 단순히 화각의 변화가 아니라 사진가가 렌즈와 맺어온 오랜 ‘감각’ 자체를 뒤흔드는 문제였거든요.

✅ 2.2. IR 필터 문제와 ‘보라색 그림자’

하지만 더 치명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IR(적외선) 필터가 너무 얇아,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까지 센서가 감지해버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이로 인해 검은색이어야 할 합성 섬유 옷 등이 보라색으로 촬영되는, 이른바 **보라돌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라이카의 명성에 큰 흠집이 생긴 순간이었습니다.

✅ 2.3. 위기 속에서 빛난 장인의 약속

이 위기 앞에서 라이카의 대응은 놀라웠습니다. 그들은 결함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인정했죠. 그리고 모든 M8 구매자들에게 그들이 보유한 렌즈 수만큼 무료로 UV/IR Cut 필터를 제공하는 전례 없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더 나아가, 추후에는 센서를 개선하는 유상 업그레이드 서비스까지 약속했어요.

이러한 라이카의 대응은, 그들이 만든 제품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장인의 약속’을 지키는 브랜드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라이카 M8의 명과 암 (The Light and Shadow of the Leica M8)

  • 도전: 세계 최초의 디지털 M 시스템을 선보이다.
  • 타협: 기술적 한계로 1.33x 크롭 CCD 센서를 탑재.
  • 시련: IR 필터 문제로 인한 심각한 색 왜곡 현상을 겪다.
  • 약속: 전용 필터 무상 제공과 업그레이드를 약속하며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다.

3. 진정한 디지털 M을 향하여, 라이카 M9

가죽 스트랩이 연결된 검은색 라이카 M9-P 디지털 카메라
M8의 아쉬움을 딛고 마침내 등장한 진정한 풀프레임 디지털 M, 라이카 M9. 사진 속 카메라는 필자가 5년 넘게 애정을 쏟았던 M9-P로, 수많은 순간을 함께한 각별한 기억이 담겨있습니다.

M8의 쓰라린 경험을 자양분 삼아, 라이카는 절치부심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인 2009년 9월 9일, 마침내 M 유저들이 염원하던 바로 그 카메라, 라이카 M9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 3.1. 세계 최초, 풀프레임 디지털 레인지파인더

M9의 가장 위대한 성취는 세계 최초로 35mm 풀프레임 CCD 센서를 탑재한 디지털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라는 점입니다. 더 이상 화각 계산은 필요 없었죠.

50mm는 온전히 50mm로 작동했고, M렌즈의 전설적인 성능을 100% 디지털로 경험할 수 있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 3.2. M9의 색감, CCD의 마법

M9의 심장에는 코닥이 특별히 개발한 1,850만 화소의 KAF-18500 CCD 센서가 자리했습니다. 당시 대세이던 CMOS 센서 대신 라이카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CCD였죠.

사실 저 역시, M9의 파생 모델인 M9-P를 5년 넘게 제 주력 카메라로 사용했던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그 시절 빛 좋은 날 M9-P로 담아낸 결과물의 진득하고 독특한 색감은, 지금 M10-R을 사용하는 순간에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속초 해변의 'SOKCHO' 조형물과 세계 각 도시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 그리고 M9-P 카메라 특유의 선명한 색감
마치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듯, M9-P 특유의 깊고 선명한 색감으로 담아낸 속초 해변의 풍경.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M9 매직’의 정수가 담겨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M9의 결과물은 마치 코닥의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듯한, 깊고 진득한 색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M9 매직**이라 부르는 이 독특한 색감은, 고감도 노이즈가 많고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결점’마저도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들었습니다.

✅ 3.3. 또 한 번의 시련, 그리고 신뢰의 증명

하지만 완벽해 보였던 M9에게도 시간은 또 한 번의 시련을 안겨주었습니다. 출시 후 수년이 지나면서 센서 커버 글라스의 코팅이 부식되어 이미지에 얼룩이 생기는, 이른바 ‘센서 부식(Corrosion)’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죠.

라이카는 또 한 번 라이카다운 선택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친 무상 센서 교체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단종된 지 오래된 카메라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A/S를 넘어,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고자 하는 라이카의 철학 그 자체였습니다.

라이카 M9의 위대한 성취 (The Great Achievement of the Leica M9)

  • 혁신: 세계 최초의 35mm 풀프레임 디지털 레인지파인더 시대를 열다.
  • 감성: 코닥 CCD 센서로 필름과 같은 독보적인 ‘M9 매직’ 색감을 구현하다.
  • 시련: 센서 코팅 부식이라는 또 다른 기술적 문제에 직면하다.
  • 책임: 장기간의 무상 교체 프로그램으로 브랜드의 철학과 책임을 증명하다.

4. 아날로그의 영혼, 디지털의 심장을 만나다

지금껏 봤듯이 라이카의 디지털 전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험난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라이카는 그때마다 도망치지 않고,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며, 어떻게든 사용자를 지키고 약속을 이행했습니다.

어쩌면 이 끈질긴 과정이야말로 라이카 M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번 손에 쥐면 평생을 함께하는 도구, 세월이 흘러도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다는 신뢰의 상징.
그 철학이 디지털 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죠.

제가 지금 사용하는 M10-R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볼 때, 저는 단순히 4000만 화소의 CMOS 센서 너머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작은 창 저편에는 M8의 쓰라린 실패를 딛고 일어선 엔지니어의 땀과, M9의 독특한 CCD 색감을 지키려 했던 장인의 고집,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도 M의 본질을 지켜낸 라이카의 위대한 도전이 고스란히 어른거리는 것 같습니다.

양옆으로 푸른 나무가 늘어선 흙길을 따라 걷고 있는 두 사람의 뒷모습
수많은 고뇌와 도전의 길을 지나, 라이카의 철학은 지금도 이렇게 우리 곁의 길 위에 단단하게 서 있습니다. (사진: M9-P + 50mm f/1.2)

✨ 마무리하며: 실패를 딛고 이뤄낸 위대한 전환

라이카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적 결함과 수많은 논쟁으로 점철된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M 시스템의 핵심 철학, 즉 사진가에게 완벽한 몰입감과 손맛을 제공한다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죠.

M8과 M9는 이제는 구형 디지털카메라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아날로그의 장인이 디지털이라는 거친 파도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대한 위대한 서사가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한 시대의 치열한 고민과 도전이 담긴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이후의 M10, M11 시리즈는 이제 새로운 세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M9-P를 통해 라이카의 살아있는 역사에 한 발을 거친 적이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디지털이라는 거친 바다 위에서 아날로그의 영혼을 지켜내려 했던 라이카!
이제는 모든 이야기의 근원, M 시스템의 진정한 심장이자 영혼인 ‘렌즈’의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6편에서는, **[라이카 렌즈: 그 압도적인 광학의 마법]**이라는 주제로,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하는 라이카 렌즈들의 눈부신 세계를 탐험해 보겠습니다.



여러분께서 들고 계신 카메라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셔터 한 번에 담기는 그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우리 각자의 위대한 역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긴 글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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