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푸른 하늘 아래 대구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티볼 경기를 즐기는 학생들과 주변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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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 GR2 주말 사용 후기: 전국에서 가장 작은 캠퍼스, 대구교대의 가을을 담다

안녕하세요, 사진과 감성을 기록하는 TACO입니다.

어느덧 아침 저녁이면 코끝을 스치는 공기가 제법 차가워진 가을의 초입입니다. 파랗다 못해 시리게 느껴지는 하늘과 따스하게 부서지는 햇살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던 어느 주말 오후, 저는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죠. 복잡한 계획이나 무거운 장비가 필요한 거창한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걷고, 보고, 느끼는 그런 시간이 절실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을 기록하기에 가장 완벽한 동반자인 ‘리코 GR2’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바로 그 리코 GR2 주말 기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죽 케이스와 스트랩이 장착된 리코 GR2 카메라가 조명이 켜진 기계식 키보드 앞에 놓여있는 모습
제 손때가 묻은 가죽 케이스와 스트랩이 그동안 함께한 시간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일상의 기록부터 가벼운 여행까지, 언제나 가장 완벽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저의 리코 GR2입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대구 남구 대명동에 자리한 ‘대구교육대학교’, 줄여서 ‘대구교대’입니다. 미래의 선생님들이 꿈을 키우는 소중한 공간이자, 저에게는 한 번도 발을 들여본 적 없는 미지의 장소였죠. 익숙한 듯 낯선 도심 속 교정의 풍경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그 풍경은 제 손에 들린 렌즈를 통해 어떻게 기록될지, 어린아이와 같은 설렘을 안고 교정의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 제 손에 들린 리코 GR2 대구교대에서의 기록은, 바로 그 설렘의 증거가 될 겁니다.

📜 1. 낯선 공간, 익숙한 설렘: 대구교대와의 첫 만남

구름 낀 하늘 아래 대구교육대학교 정문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차단기, 멀리 보이는 대학 본부 건물의 전경
‘첫 만남’의 설렘을 안고 들어선 대구교육대학교 정문. 고요하고 한적한 주말의 캠퍼스는 어떤 이야기들을 품고 있을지,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주말의 대학 캠퍼스는 제가 기대했던 그대로, 혹은 그 이상으로 한적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정문을 지키고 섰을 바리케이드는 방문객을 환영하듯 활짝 열려 있었고, 주차 요금마저 무료였죠. 사소한 배려지만, 덕분에 시작부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대구교육대학교 주차장에서 바라본 교육연수원 건물과 캠퍼스 전경
주차를 마치고 마주한 캠퍼스의 첫 풍경.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도시의 익숙한 소음은 저만치 멀어지고, 대신 맑은 가을 공기가 저를 온전히 감쌌습니다.

대구교육대학교는 ‘전국 교대 중 가장 작은 규모’라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습니다. 캠퍼스 안내도를 훑어보니,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죠. 마음먹고 걸으면 30분 남짓한 시간에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했습니다. 하지만 ‘작다는 것’이 결코 ‘부족하다’거나 ‘빈약하다’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교육이라는 본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밀도 높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 작은 공간 안에는 얼마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을까.’ 호기심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대구교육대학교 운동장과 그 뒤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 단지의 넓은 전경
아담한 캠퍼스와 그를 둘러싼 높은 빌딩의 공존. 이런 이질적인 풍경을 한 프레임에 시원하게 담아내는 것이 바로 광각 렌즈의 매력입니다.

이런 낯선 공간을 탐방할 때, 리코 GR2의 ’28mm 광각 렌즈’는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너무 왜곡되지 않으면서도 시원스러운 화각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공간감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죠. 카메라를 가볍게 손에 들고 본격적인 산책과 함께 리코 GR2 대구교대의 첫 기록을 시작하는 순간의 설렘은, 마치 어린 시절 새로운 동네를 탐험하던 그 기분과 꼭 닮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제 시선을 잡아 이끈 운동장 트랙 너머로 병풍처럼 서 있는 고층 아파트 단지와 어우러진 풍경은, ‘오래된 교육의 요람과 현대적인 도시의 공존’이라는 독특한 정취를 자아냈습니다.

⚾ 2. 정적을 깨우는 함성: 가을 햇살 아래 빛나던 젊음의 운동장

대구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티볼 경기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배트를 휘두르는 여학생과 수비하는 학생들이 보이며 배경에는 체육관 건물이 있다.
고요했던 캠퍼스를 활기로 채운 대구교대와 청주교대 학생들의 티볼 경기. 여학생들도 배트를 휘두르며 베이스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모습에서 미래를 향한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역동적인 순간도 리코 GR2는 놓치지 않고 담아냅니다.

고요하던 캠퍼스의 정적을 처음으로 깨운 것은 뜻밖에도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함성이었습니다. 텅 비어있을 것이라 짐작했던 축구장에서는 ‘대구교대’와 ‘청주교대’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티볼 경기가 한창이었습니다. 미래의 선생님이 될 젊은이들이 학업의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땀 흘리며 경기에 열중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빛나는 풍경이자 강력한 생명력의 발현이었죠.

단순한 친선 경기를 넘어, 그들의 얼굴에는 진지함과 뜨거운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팀을 이루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힘껏 배트를 휘두르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음 베이스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조용했던 캠퍼스에 싱그러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아, 이것이 바로 젊음이구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펜스 너머로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저도 모르게 함께 손에 땀을 쥐게 되더군요.

📷 3. 찰나의 미학, 리코 GR2 대구교대 교정을 기록하다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대구교육대학교 캠퍼스 내 한적하고 고요한 휴게 공간의 모습
운동장의 활기찬 함성을 뒤로하고 들어선 캠퍼스 깊숙한 곳.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이 쉼터는, 저의 리코 GR2가 품고 있는 찰나의 미학을 탐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운동장을 벗어나 대학 건물들 사이로 들어서자, 캠퍼스는 다시 본연의 고요함을 되찾았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비로소 이 작은 카메라가 품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오롯이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리코 GR2를 그저 ‘작고 예쁜 스냅용 카메라’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작은 몸체 안에는 웬만한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APS-C 사이즈의 대형 이미지 센서’가 잠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리코 GR2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깊이와 풍부한 계조, 그리고 뛰어난 화질의 근원이죠.

이 강력한 센서와 ‘GR Engine V’ 이미지 프로세서의 조합은 리코만의 독보적인 색감을 완성합니다. 특히 제가 사랑하는 ‘포지티브 필름’ 모드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에 마치 잘 만들어진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특별한 감성을 불어넣습니다. 가을 햇살을 받은 낡은 벽돌의 따뜻한 질감, 시리도록 파란 하늘의 깊은 푸른색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대구교육대학교 운동장 트랙에서 한 아이가 킥보드를 열심히 타고 있는 모습, 트랙의 붉은 곡선과 강한 오후의 그림자가 인상적인 풍경
계획하지 않았기에 더욱 특별한 순간. 운동장 트랙 위, 킥보드를 열심히 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온 찰나, 망설임 없이 셔터를 눌렀습니다.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리코 GR2의 ‘스냅샷 포커스’ 기능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록입니다.

‘리코 GR2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냅샷 포커스(Snap Focus)’ 기능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빠른 AF를 넘어, 거리 사진의 철학을 담고 있는 기능이죠. 미리 1.5m, 2m, 5m 등 특정 거리에 초점을 고정해두고, 셔터를 누르는 즉시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조리개를 F8 정도로 조이고 스냅 포커스 거리를 2m로 설정’해두면, 뷰파인더를 보지 않고 허리춤에서 바로 셔터를 눌러도 웬만한 피사체는 선명하게 포착됩니다. 피사체와 교감하며 결정적 순간을 기다리는 거리 사진가들에게 이 기능이 왜 ‘영혼의 파트너’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찰칵’하는 소리 없이, 스치듯 순간을 포착하는 리코 GR2의 매력 덕분에 저는 풍경의 일부가 되어 온전히 산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손안의 작은 카메라가 주는 이 만족감, 그것은 ‘소유의 만족’이 아닌 ‘경험의 충만함’에 가깝습니다.

🌳 4. 시간이 멈춘 듯한 교정, 미래를 꿈꾸는 공간을 거닐다

푸른 나무와 잔디밭 사이로 보이는 대구교육대학교 대학본부 건물과 잔디밭 위 작은 동물 조각상
운동장의 활기를 뒤로하고 교정 깊숙이 들어서자,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함께 학교의 얼굴인 ‘대학본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푸른 녹음과 어우러진 단정한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교정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시간의 흐름은 더욱 느려지는 듯했습니다. 학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대학본부’ 건물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정하고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서 있었고, 그 옆 ‘도서관’ 주변으로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들의 묵묵한 뒷모습에서, 저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짊어질 이들의 ‘건강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대구교육대학교 캠퍼스 내의 낡은 피크닉 테이블과 벤치가 놓인 한적한 휴게 공간
인문사회관과 생활관 사이에 숨겨져 있던 아담한 휴게 공간. 낡은 벤치와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이곳을 스쳐간 수많은 학생의 웃음과 고민이 켜켜이 쌓여있을 이야기를 상상해봅니다.

인문사회관과 생활관 사이에는 아담한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낡은 벤치와 오래된 나무들이 어우러진 그곳은 분명 수많은 학생의 웃음과 눈물, 고민과 환희가 켜켜이 쌓여있는 장소일 겁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친구와 밤새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또 다른 누군가는 홀로 앉아 미래를 고민했겠죠. 학생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스며있는 그 공간을 지나자, 곧이어 학생 활동의 중심인 ‘학생회관’이 나타났습니다.

교정 곳곳에는 수십 년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나무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서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학생의 입학과 졸업을 지켜보았을 저 나무들은, 어쩌면 대구교대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거북이 등껍질처럼 거칠어진 나무의 표피를 어루만지며 이 공간이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를 가늠해보았습니다. 정말이지, ’10분 남짓 걸으니 어느새 정문이 다시 보이는’ 작은 캠퍼스였지만, 그 안에는 결코 작지 않은 이야기와 시간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습니다.

✨ 5. 오래된 풍경 속 새로운 쉼표, 상록라운지를 만나다

독특한 패턴의 외벽이 특징인 대구교육대학교의 현대적인 건물 상록라운지의 모습, 1층에는 GS25 편의점이 있다.
캠퍼스를 거의 다 둘러볼 무렵, 기존 건물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상록라운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래된 풍경 속에 자리한 ‘새로운 쉼표’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 바퀴를 거의 다 돌았을 무렵, 제 눈에 들어온 것은 기존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현대적인 건물이었습니다. 바로 2020년에 문을 연 ‘상록라운지’였죠. 통유리와 세련된 마감재로 완성된 이 건물 안에는 카페와 편의점(GS25)이 자리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교정의 풍경 속에 자리한 이 새로운 공간은 마치 ‘오래된 악보에 찍힌 새로운 쉼표’처럼 느껴졌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존하며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죠. 이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발전해나가야 하는 ‘교육’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상록라운지는 앞으로 대구교대 학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늘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어우러진 풍경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이곳 상록라운지를 보며 새삼 깨달았습니다.

리코 GR2 주말 기록을 마무리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던 주말의 짧은 산책은 기대 이상의 깊고 단단한 여운을 제 마음속에 남겼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대구교대는 단순히 ‘작은 캠퍼스’가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미래를 향한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살아 숨 쉬고 있었고, 수십 년의 시간이 쌓아 올린 묵직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었으며, 현재와 미래를 잇는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공존하는 ‘커다란 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풍경과 감상을 오롯이 기록해 준 제 손안의 작은 거인, 리코 GR2는 다시 한번 ‘순간을 기록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일깨워주었습니다. 이번 리코 GR2 대구교대 주말 출사는, 어쩌면 우리가 너무 크고 거창한 것들만을 좇느라, 우리 주변의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품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청명한 가을날, 대구교대에서의 시간은 바로 그 ‘작음의 미학’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준 더없이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다른 시선, 어쩌면 조금 더 묵직한 라이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기록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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