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들린 리코 GR IV 카메라와 비 오는 도시 거리 풍경을 담은 흑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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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 GR IV, 오랜 기다림이 만든 완성된 포켓 카메라

안녕하세요, 카메라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 TACO입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APS-C 카메라’.
리코 GR 시리즈를 설명하는 이 한 문장은 수많은 사진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저 역시 GR II와 함께하며 수많은 거리의 순간들을 담아왔죠.

하지만 완벽에 가까워 보였던 이 작은 거인에게도 몇 가지 아킬레스건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 그 모든 약점을 보완했다고 주장하는 후속작, ‘리코 GR IV’가 등장했습니다
2mm 더 얇아진 몸체에 26MP 신형 센서, 6축 손떨림 보정까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단점을 극복하고 돌아온 영웅의 서사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모든 것이 좋아진 만큼, 우리는 $1,500이라는 엄청난 가격표를 감당해야만 합니다.

오늘은 GR II의 오랜 동반자로서, 이 영웅의 귀환이 과연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보려 합니다.

📱 1. 더 얇아진 몸집, 변하지 않은 철학

전원이 꺼진 리코 GR IV가 옷 주머니에 들어있는 클로즈업 사진
언제든 당신과 함께할 준비가 된, 리코 GR 시리즈의 변하지 않는 철학을 보여주는 한 컷.

리코 GR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짜 포켓 카메라’라는 점이죠. 많은 제조사들이 ‘포켓 사이즈’를 표방하지만, 실제로 슬림한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는 드뭅니다. GR IV는 이전 모델보다 2mm 더 얇아져 62g에 불과한 무게로 진화했습니다.

제가 GR II를 사용하며 느꼈던 점은, 언제나 ‘함께할 수 있다’는 편안함이었습니다. 무거운 DSLR이나 미러리스는 촬영을 위한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GR은 그저 주머니에 넣고 나서면 됩니다. GR IV는 이런 철학을 더욱 완성도 있게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원핸드 조작에 최적화된 그립 디자인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길을 걷다가 순간적으로 담고 싶은 장면을 만났을 때, 한 손으로도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는 이런 설계야말로 스트리트 포토그래피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 그리운 GR II의 조작감이 돌아왔다

리코 GR IV 카메라의 후면부. 조작 버튼과 다이얼, LCD 화면이 보이는 사진.
GR II에서 느꼈던 익숙하고 직관적인 조작감이 돌아왔습니다. 리코 GR IV의 반가운 후면 디자인.

GR IV의 가장 반가운 변화 중 하나는 조작계의 회귀입니다. GR III에서 약간 아쉬웠던 조작 방식이 다시 GR II 스타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두 개의 커맨드 다이얼과 수직으로 배치된 노출 보정 바는 GR II 사용자인 저에게는 무척 친숙한 배치입니다.

‘스냅 포커스 우선 모드’가 새롭게 추가된 점도 흥미롭습니다. 원하는 심도와 초점 거리를 미리 설정해두고 즉석에서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인데, 이는 리코가 오래전부터 추구해온 스냅 촬영 철학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거리에서 순간적으로 펼쳐지는 장면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카메라가 촬영자의 의도를 빠르게 이해하고 반응해야 합니다. GR IV의 이런 진화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일 것입니다.

🔧 3. 숙원사업, 먼지 문제 해결을 향한 노력

GR 시리즈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렌즈 어셈블리 내부 먼지 침투 문제. 저 역시 GR II를 사용하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까봐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주머니 속 보푸라기나 먼지가 렌즈 내부로 들어가 센서에 달라붙는 현상은 정말 속상한 일이겠죠.

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진 처리가 된 리코 GR IV 렌즈 어셈블리의 클로즈업 사진
오랜 숙원이었던 먼지 문제. 렌즈 경통 주변의 정교한 설계는 리코의 개선 의지를 보여줍니다.

다행히 리코는 GR IV에서 렌즈 배럴 주변의 방진 씰을 강화하고, 새로운 센서 코팅을 적용해 이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물론 완전한 해결책인지는 장기간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제조사가 사용자들의 아픔을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켓 카메라의 숙명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기술적 노력은 분명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 4. 배터리와 저장공간의 딜레마

GR IV는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CIPA 기준 약 250매까지 촬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전히 아쉬운 수치이지만, 이전 모델들보다는 분명한 개선입니다.

리코 GR IV 카메라의 배터리 칸이 열려 있고, 분리된 배터리가 놓여 있는 사진.
더 커진 배터리 용량은 반갑지만, 마이크로SD 카드 채택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깁니다.

대신 공간 확보를 위해 마이크로SD 카드를 채택했는데, 이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마이크로SD는 분실하기 쉽고 다루기도 까다롭죠. 하지만 53GB의 내장 메모리가 이런 불편함을 상당 부분 해결해준다고 봅니다.

제가 여행을 다니며 GR II로 촬영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배터리 관리였습니다. 하루 종일 촬영하려면 예비 배터리는 필수였거든요. GR IV의 개선된 배터리 성능은 이런 고민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 5. 26MP 센서가 만드는 새로운 화질

GR IV의 가장 큰 변화는 26MP BSI 센서의 채택입니다. 소니 a6700이나 펜탁스 K3 III와 유사한 센서로 추정되는데, 이는 다이나믹 레인지와 고감도 성능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노을이 지는 해변에서 낚시하는 사람의 실루엣과 넓은 하늘을 담은 풍경 사진.
26MP BSI 센서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강한 풍경에서도 모든 디테일을 놓치지 않습니다.

18.3mm f/2.8 렌즈는 여전히 28mm 화각을 제공하는데, 개인적으로는 35mm보다 이 화각을 더 선호합니다. 스트리트에서 더 넓은 시야를 담을 수 있어 상황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기존 GR 렌즈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모서리 샤프니스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 반갑습니다. 비구면 렌즈를 추가하고 설계를 개선해 전체적인 해상력을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 6. 아쉬움이 남는 오토포커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오토포커스 성능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추적 AF는 피사체를 놓치고 헤매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스트리트 촬영에서는 여전히 단일점 AF나 존 AF에 의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포커싱 속도 자체는 개선되었다고 하니, 빠른 스냅 촬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GR 시리즈의 본질인 스냅 포커스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답일 것 같습니다.

🎨 7. 진화한 이미지 품질과 새로운 기능들

새로운 GF-2 플래시를 장착하고 빛을 발산하고 있는 리코 GR IV 카메라의 측면 사진.
어두운 환경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GR IV의 새로운 기능은, GF-2 플래시와의 조합으로 더욱 강력해집니다.

GR IV는 6축 손떨림 보정을 탑재해 약 6스톱의 보정 효과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는 저조도 환경에서 특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또한 새로운 GF-2 플래시와의 조합으로 자동 노출(non-TTL) 기능도 제공한다고 하네요.

흑백 모드의 개선과 두 가지 시네마틱 프리셋 추가도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제가 GR II로 흑백 사진을 즐겨 찍는데, 더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진다면 정말 기대가 됩니다.

‘리코 GR World’ 앱을 통한 커뮤니티 구축도 인상적입니다. 같은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8. 가격과 경쟁 제품들

$1,500(약 200만원)에 육박하는 GR IV의 가격을 보며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GR II가 출시되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당시 가격은 96만원이었습니다. GR III도 140만원에서 시작했죠. 그런데 GR IV는 무려 200만원에 가까운 가격입니다.

물론 센서 업그레이드, 손떨림 보정 추가, 배터리 개선 등 많은 부분이 발전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여전히 고정 렌즈를 가진 APS-C 포켓 카메라인데, 이 가격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이 듭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구매 가능성의 문제입니다. 후지필름 X100VI만큼이나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전 GR 시리즈들도 항상 물량 부족으로 프리미엄이 붙었는데, GR IV 역시 출시 초반에는 ‘광클’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GR 시리즈의 매력은 접근성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구매해서 일상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 그것이 GR의 철학 아니었을까요? 200만원이라는 가격에 품귀 현상까지 더해진다면, 이런 접근성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아 아쉽습니다.

35mm 화각을 선호한다면 X100VI가 좋은 선택일 수 있지만, 문제는 둘 다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입니다. 진정한 포켓 사이즈를 원한다면 GR IV가 답인 것은 맞지만, 그 답을 얻기 위한 대가와 노력이 너무 커진 것 같아 고민이 깊어집니다.

리코 GR IV, 소니, 라이카, 후지필름 카메라들의 정면, 상단, 후면 크기 및 무게 비교표
후지필름, 소니, 라이카 등 경쟁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리코 GR IV가 왜 ‘진정한 포켓 카메라’인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GR II 사용자로서 GR IV를 바라보는 제 마음은 복잡합니다.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면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이뤄낸 GR IV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큰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GR III에서 GR IV로의 진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도 있다고 봅니다. 가장 큰 것은 바로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카메라’라는 위치입니다. 200만원이라는 가격은 많은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물론 리코가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먼지 문제 해결, 배터리 성능 향상, 화질 개선 등 실질적인 부분들을 모두 건드린 것을 보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좋은 카메라’와 ‘합리적인 가격의 카메라’ 사이의 균형을 놓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술적 완성도를 추구하다 보니 브랜드 본연의 매력을 일부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포켓 카메라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성능을 갖춘 GR IV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진가들의 관심을 끌 것입니다. 다만 구매를 결정하기까지는 좀 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제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GR II의 매력과 추억들을 돌아보며, 리코 GR 시리즈가 걸어온 길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포켓 카메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GR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은 과연 무엇인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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