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GR4와 후지필름 X100VI를 나란히 놓고 정면에서 촬영한 비교 사진. 왼쪽이 GR4, 오른쪽이 X100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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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 GR4 vs 후지필름 X100VI – GR2 유저가 두 카메라를 고른 기준

카메라 · 리뷰 & 분석

리코 GR4 vs 후지필름 X100VI GR2 유저가 두 카메라를 고른 기준

같은 가격, 같은 APS-C, 완전히 다른 철학

TACO 2026. 04 카메라 리코 GR4 · 후지필름 X100VI · 컴팩트카메라

이 글의 핵심

  • GR4 = ‘항상 들고 다니는 카메라’ / X100VI = ‘들고 다니고 싶어지는 카메라’
  • GR4($1,499)와 X100VI($1,599) — 가격도, APS-C 센서도, 고정 단렌즈라는 형식도 같습니다. 그런데 두 카메라는 완전히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 GR4: 25.7MP / 28mm F2.8 / 262g —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는 APS-C’가 존재 이유
  • X100VI: 40.2MP / 35mm F2 / 521g —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20가지 필름 시뮬레이션, 촬영 경험 자체를 판매
  • GR4는 포켓 카메라, X100VI는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입니다. 같아 보이는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휴대성과 촬영 경험입니다
  • GR4의 결정적 한계: 4K 없음, 뷰파인더 없음, 동영상 1080p 상한
  • X100VI의 결정적 한계: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음, 무게 521g

GR4와 X100VI는 현재 APS-C 고정렌즈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많이 비교되는 두 모델입니다. 가격은 100달러 차이, 센서는 둘 다 APS-C, 고정 단렌즈라는 형식도 같습니다. 그런데 두 카메라를 실제로 손에 쥐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같은 말을 합니다. ‘이건 완전히 다른 카메라다.’

카메라를 고를 때 스펙표만 보다가 결국 후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숫자는 ‘무엇을 찍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지만, ‘어떻게 찍게 되는지’는 말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GR4와 X100VI의 비교에서 가장 큰 차이는 휴대성과 촬영 경험입니다. 스펙이 아니라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봐야 선택이 명확해집니다.

저는 GR2를 2017년부터 9년째 써왔습니다. 라이카 M10-R가 메인이고, GR2는 주머니에 들어가야 할 때 꺼내는 카메라입니다. GR4가 발표됐을 때부터 진지하게 들여다봤고, 동시에 X100VI도 같은 무게로 검토했습니다. GR4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별도 오너 리뷰에서 다뤘으니, 이 글은 그것과 다른 질문에 집중합니다. ‘두 카메라 중 어느 쪽을 골라야 하는가.’

📐 스펙 비교 — 숫자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항목 리코 GR4 후지필름 X100VI
센서25.74MP APS-C BSI CMOS40.2MP APS-C X-Trans CMOS 5 HR
렌즈18.3mm F2.8 (28mm 환산)23mm F2 (35mm 환산)
IBIS5축 약 6스톱5축 약 6스톱
뷰파인더없음하이브리드 OVF / EVF
동영상1080p 60fps 상한6.2K/30p · 4K/60p · 10bit
크기109.4 × 61.1 × 32.7mm128 × 74.8 × 55.3mm
무게262g521g
내장 저장공간53GB없음
내장 ND 필터2스톱4스톱
출시가 (미국)$1,499$1,599

표만 보면 X100VI가 거의 모든 면에서 앞서 보입니다. 더 높은 해상도, 더 밝은 렌즈, 압도적으로 나은 동영상, 뷰파인더까지. 그런데 표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무게 262g vs 521g. 두 배 차이입니다.

이 숫자 하나가 사용 패턴 전체를 바꿉니다. GR4는 청바지 앞주머니에 들어갑니다. X100VI는 재킷 주머니에 겨우 들어가거나, 결국 가방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카메라가 가방 안에 있으면 꺼내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꺼내는 횟수가 줄면 찍히는 사진도 줄어듭니다. 단순하지만 자꾸 잊게 되는 원칙입니다.

🎯 철학의 차이 — 같은 형식, 다른 언어

GR 시리즈가 30년 가까이 유지해온 핵심은 하나입니다.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APS-C 카메라.’ 그 외에는 타협하지 않습니다. 뷰파인더 없음, 줌 없음, 동영상 최소화. GR4의 1080p 상한은 2025년 기준 분명한 약점이지만, 리코는 그게 GR의 정의라는 입장을 GR4에서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재킷 주머니 안에 놓인 리코 GR4. 렌즈캡이 닫힌 상태로 수납된 모습.
GR4는 꺼내는 카메라가 아니라 항상 거기 있는 카메라입니다. ⓒ Ricoh Imaging Company

X100VI는 방향이 다릅니다. ‘촬영하는 경험 자체를 즐겁게 만드는 것.’ 20가지 필름 시뮬레이션,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다이얼 조작계, 레트로 외형. 이 카메라는 결과물과 함께 과정을 판매합니다. X100 시리즈가 SNS에서 유독 강한 팬덤을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행위 자체가 어떤 감각을 줍니다.

두 손으로 후지필름 X100VI를 쥔 장면. 상단 다이얼과 뷰파인더가 보인다.
X100VI는 쥐는 순간부터 다릅니다. 다이얼, 뷰파인더, 레트로 외형 — 촬영 경험 자체가 이 카메라의 일부입니다. ⓒ FUJIFILM

GR도 감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이도 모리야마에서 시작된 스트리트 사진 문화와 연결된 맥락이 있고, GR 커뮤니티의 결속력도 상당합니다. 다만 그 감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쪽에 있습니다. 주머니에서 꺼내는 순간, 0.6초 만에 준비되는 순간,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 28mm로 찍힌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GR은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카메라이고,
X100VI는 들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게 만드는 카메라입니다.

📸 화질 — 40MP vs 25.7MP, 실제 체감 차이는

X100VI의 40.2MP X-Trans CMOS 5 HR 센서는 X-T5, X-H2와 동일한 설계입니다. 같은 가격대 APS-C 중 현존 최고 해상도 센서 중 하나입니다. 파일 크기가 크고, 크롭 여유가 넉넉하며, 대형 출력에서 차이가 드러납니다.

GR4의 25.7MP BSI CMOS는 이면조사형으로 GR3 대비 고감도 노이즈 처리가 개선됐습니다. 해상도 수치로만 보면 X100VI가 앞서지만, 실사용에서 25.7MP는 충분히 큰 수치입니다. A3 출력이나 공격적인 크롭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체감 차이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렌즈 특성 차이는 별개 이야기입니다. 28mm F2.8과 35mm F2는 화각과 밝기가 모두 다릅니다. 35mm는 인물과 공간을 더 자연스럽게 담고, F2는 저조도에서 한 스톱 더 유리하며 배경 분리도 다르게 나옵니다. 순수 화질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그림을 만드느냐’의 문제입니다.

화질·렌즈 선택 기준

  • 크롭 여유, 대형 출력이 중요하다 → X100VI
  • 넓은 28mm 화각과 포켓빌리티가 우선이다 → GR4
  • 어두운 환경에서 렌즈 밝기가 필요하다 → X100VI (F2 우위)
  • 스트리트 스냅, 기록 중심 사용이라면 → GR4로 충분

🎬 동영상 — 이 항목이 결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GR4의 동영상 스펙은 냉정하게 말하면 2025년 기준 구형입니다. 최대 1080p 60fps, 4K 없음, 마이크 단자 없음. 리코는 GR을 처음부터 스틸 카메라로 설계해왔고, GR4에서도 이 방침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바뀔 가능성은 낮습니다.

X100VI는 다릅니다. 6.2K/30p 4:2:2 10bit 내부 녹화, 4K/60p, 1080p/240fps. 영상 작업이 목적 중 하나라면 선택지는 사실상 X100VI입니다.

다만 한 가지 먼저 물어볼 게 있습니다. 이 카메라로 진짜 영상을 찍을 것인가. 10bit 컬러 그레이딩이 필요한 결과물을 만들 것인가. 스틸 중심 사용자에게 X100VI의 동영상 스펙은 ‘안심감’이지, ‘필수 이유’가 아닐 수 있습니다. 동영상을 실제로 쓸 것인지 아닌지를 먼저 솔직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9년 쓴 GR2 유저가 GR4에서 확인한 것들

GR2에서 직접 경험한 불편함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AF 응답성, 내장 저장공간(2GB), 그리고 손각대 한계. GR4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건드렸습니다. AF 속도 개선, 53GB 내장 메모리, 5축 6스톱 IBIS. 부팅 시간은 GR 시리즈 역대 최단인 0.6초입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추적 AF는 여전히 타사 대비 한 박자 느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단일 포인트 AF는 빠르지만,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스냅 포커스 모드에 의존하는 편이 낫습니다. GR 시리즈를 써온 사람이라면 이미 익숙한 패턴이지만, 처음 GR 계열을 접하는 분에게는 적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TACO 생각

GR2를 쓰면서 가장 자주 겪은 상황은 ‘AF가 맞지 않아서 놓친 컷’이 아니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지 않아서 놓친 순간’이었습니다. GR 시리즈의 가치는 결국 ‘항상 거기 있는 카메라’에서 옵니다. GR4도 그 자리를 지킵니다. GR2 직접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GR4 상세 분석은 아래 오너 리뷰에 정리해뒀습니다.

🤔 결국 누가 어떤 카메라를 골라야 하는가

메인 카메라가 따로 있고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한 대’를 찾는 경우, GR4의 포지션은 명확합니다. 라이카 M, 풀프레임 미러리스와 병행할 때, 262g짜리 주머니 속 APS-C는 아직 누구도 대체하지 못한 자리입니다.

반면 이것이 유일한 카메라이거나, 여행과 일상에 올인할 한 대를 고른다면 X100VI가 더 넓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더 높은 해상도, 더 나은 동영상, 뷰파인더, 필름 시뮬레이션이 주는 즉각적인 결과물의 만족감. 이 카메라는 완성된 사진을 바로 손에 쥐어주는 경험이 강합니다.

GR4가 답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순간을 찍을 수 있는가’이고, X100VI가 답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진을 즐겁게 찍을 수 있는가’입니다. 둘 다 좋은 질문입니다. 지금 자신에게 더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먼저 정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최종 선택 기준

  • 메인 카메라가 있고, 항상 들고 다닐 세컨 바디가 필요하다 → GR4
  • 스트리트, 스냅, 28mm 화각이 편하다 → GR4
  • 유일한 카메라로 일상·여행 올인원을 원한다 → X100VI
  • 동영상도 실제로 쓸 것이다 → X100VI
  • 뷰파인더를 통해 찍는 습관이 있다 → X100VI
  • 필름 시뮬레이션, 후지 색감이 목적 중 하나다 → X100VI
카메라를 사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는 습관을 사는 것이라면,
두 카메라는 완전히 다른 습관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것들

Q. GR4와 X100VI 중 어떤 게 더 좋은 카메라인가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 패턴의 차이입니다. GR4와 X100VI 비교에서 가장 큰 차이는 휴대성과 촬영 경험입니다.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휴대성이 중심이라면 GR4, 뷰파인더·필름 시뮬레이션·동영상까지 포함한 올인원 경험이 목적이라면 X100VI가 맞습니다.

Q. 스펙만 보면 X100VI가 우세한데, 굳이 GR4를 골라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크기 하나입니다. 109.4 × 61.1 × 32.7mm, 262g — 이 수치가 사용 패턴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GR4입니다. 라이카 M이나 다른 풀프레임 미러리스와 병행하는 세컨 바디 포지션에서는, GR4의 포켓빌리티가 결정적 이유가 됩니다.

Q. GR4가 동영상을 1080p까지만 지원하는 건 너무 아쉽지 않나요?

2025년 기준 아쉬운 스펙인 것은 맞습니다. 리코는 GR을 처음부터 스틸 카메라로 설계하고 있고, GR4에서도 이 원칙을 유지했습니다. 영상 작업이 용도 중 하나라면 X100VI나 다른 선택지를 봐야 합니다. 순수 스틸 사용자에게는 동영상 스펙이 구매 결정에서 큰 변수가 아닐 수 있습니다.

Q. GR2에서 GR4로 업그레이드할 만한가요?

개선 폭이 상당합니다. 센서(BSI 이면조사형), IBIS(4스톱→6스톱), 내장 저장공간(2GB→53GB), 부팅 시간(0.6초), AF 응답성 모두 의미 있는 차이입니다. GR3를 거치지 않고 GR2에서 바로 GR4로 오는 경우라면 체감 차이는 더욱 큽니다. 자세한 내용은 GR4 오너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Q. 라이카 M 시스템과 병행할 세컨 바디라면 어느 쪽이 낫나요?

GR4입니다. 라이카 M은 이미 충분한 화질과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세컨 바디에 요구되는 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GR4의 262g와 바지 주머니 수납 가능한 크기는 이 포지션에서 X100VI가 따라오기 어려운 우위입니다.

Q. 두 카메라 모두 고려 중인데, 뷰파인더 유무가 실제로 중요한가요?

사용 습관에 따라 다릅니다. GR 시리즈는 원래 LCD나 스냅 방식으로 찍는 카메라라 뷰파인더 부재가 철학과 맞습니다. X100VI의 하이브리드 OVF는 밝은 야외에서 유용하고, 광학 뷰파인더 특유의 경험이 촬영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찍는 습관이 있다면 X100VI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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